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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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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2-06-23 ㅣ No.914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2002. 6. 23)

 

                                             제1독서 : 신명 30, 1 ∼ 5

                                             제2독서 : 에페 4, 29 ∼ 5, 2

                                             복   음 : 마태 18, 19 ∼ 22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요즘 축구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도 모두가 모여 축구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서 더욱이 길거리에 나와서 모두가 하나가 되어 응원합니다.  빨간색 티셔츠는 구하기도 힘들다고 합니다.  모두가 한 골이 들어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칩니다.  5백만 가까운 사람들이 외치고 또 외칩니다.  정말 환상적이지 않습니까?  모두가 하나된 모습.  정말 아름답습니다.  언제 우리가 이렇게 하나되어 외쳤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월드컵이 온 국민을 하나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시험을 준비하던 학생들도, 싸우던 사람들도, 잔소리 많이 하던 부모님도, 종교가 다르고 생각이 다른 이들도, 무엇인가를 사달라고 조르던 어린 아이도, 외국에 있는 우리의 동포들도 모두가 축구가 시작되면 하나가 되어 응원합니다.  하나가 되어 한 소리를 낸다는 것이 이렇게 좋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북한에서도 월드컵에 대한 소식을 전한다고 합니다.  결과를 전하는 것뿐 아니라 편집을 해서 경기하는 모습을 방영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물론 한국경기는 보여주지도 한국이라는 말을 언급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는 16강에 진출한 나라를 알려주었는데 대한민국이 들어갈 자리는 비워두고 공란으로 15개국만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주민들은 그 공란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안다고 합니다.  참 마음으로 통하는 것이겠지요.  아마 북한의 주민들도 우리와 한 마음으로 우리를 응원하였을 것입니다.  우리가 북한의 선수들이 경기할 때 북한 선수들을 응원하듯이 말입니다.

 

  오늘 우리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합니다.  우리는 북한은 나쁜 이들이 모여 있는 아주 나쁜 곳이라고 배웠습니다.  지옥보다도 나쁜 곳인 것처럼 배웠습니다.  항상 한 민족이면서 한 민족은 남쪽뿐이고 북쪽에는 이상하게 생긴 괴물이 살고 있는 것처럼 배웠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온 사람이 우리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서 놀라고 우리와 다른 점을 찾느라고 노력했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좋은 일에 같이 기뻐하고, 슬픈 일에 함께 슬퍼하는 것이 이웃에 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건만 우리는 한 민족이면서도 한 쪽에 좋은 일이 있으면 애써서 외면하고 슬픈 일로 바뀌길 바라고 살아왔습니다.  이런 일들을 생각하면 창피해집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에페소인들에게 "형제 여러분, 남을 해치는 말은 입 밖에도 내지 마십시오.  오히려 기회 있는 대로 남에게 이로운 말을 하여 도움을 주고 듣는 사람에게 기쁨을 주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은 서로 너그럽고 따뜻하게 대해 주며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서로 용서하십시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너희가 비록 하늘과 땅이 맞닿는 데까지 흩어져 갔더라도 너희 주 하느님께서는 너희를 거기에서 모아 데려오실 것이다.  그리고 너희를 선조들보다 더 잘 되게 해 주시고 더 불어나게 해 주실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남과 북으로 갈려 살고 있는 우리는 이제 하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너희 중에 두 사람이 이 세상에서 마음을 모아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는 무슨 일이든 다 들어 주실 것이다.  단 두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되도록 우리 마음을 모아 기도하여야 하겠습니다.  기도하기 전에 먼저 용서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항상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하나가 되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마음을 다하고 행동을 다해 하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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