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성당 게시판

진정한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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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웅열 [ryuwy] 쪽지 캡슐

2003-09-03 ㅣ No.1635

 “힘들어하는 이웃과 함께 할 때,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 있다.“

                             유 영 진 루가 (성북동 수도원 원장)

요즈음 계속적으로 충격적인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물질적인 빈곤과 빚 때문에 살아갈 희망을 잃어버리고 세 자녀와 함께 고층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한 젊은 엄마의 죽음은 우리사회에 커다란 문제점과 함께 충격을 안겨 주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는 사각지대에 몰린 가난하고 소외 받는 계층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내어놓지 못한 채 이들을 육체적, 정신적인 죽음으로 몰아 가고 있다.

 

300만이 훨씬 넘는 신용불량자들 특히, 20-30대 젊은이들이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사회에 심각한 문제발생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살아갈 희망이 없는 사람의 행동형태는 비관자살 아니면, 사회를 극심히 불안하게 하는 범행 즉, 유괴나 협박 혹은 사기, 강도 및 폭력 등과 같은 극단적인 것에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젊은 대통령의 말대로 “막가자”는 사회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분야들에서 자신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강행되고 있는 파업과 시위들로 인해 이 나라 국민들은 모두 지겨운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래, 우리 잠시 마음의 여유를 갖고 단순해져보자 !

하느님의 일을 한답시고 교회 일로 분주한 일상을 보내는 신앙 인이기 이전에, 재속 프란치스코 회원이라고 하면서 무언가 거창한 영성을 사는 듯한 사람이기 이전에 따스하고 순수함을 지닌 인간이어 보자 !

 

우리 사회의 많은 아픔들은 우리 인간들이 가장 기본적이어야 할 때 기본적이지 못하고, 자연적이어야 할 때 자연적이지 못해서 겪어야 하는 아픔들이다.

 

   평화로운 사람

 

내 부모를 공경하고

외로울 때

잠시 기대고 싶은

따스한 사람이어 보자.

 

얘기하면 즐겁고

만나면 부담 없이

편안한 사람이어 보자.

 

힘들 때

손 내밀어

일으켜 세워주는

고마운 사람이어 보자.

 

어느 신부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짧은 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우리의 손을 거쳐가는 모든 것들, 재물, 소유물, 땅, 자식들, 배우자조차도 내 소유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사랑하고 잘 가꾸라고 보내주신 선물로 여기면 좋겠습니다.

재물들을 바라볼 때, 자식들을 바라볼 때, “이것은 분명히 내 것인데”,“저 것, 내가 고생하며 번 재산인데”, “이 것, 내가 했는 데”, “저 아이는 내 배로 난 자식인데”, “내가 애지중지하며 키운 딸인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 ! 길어야 80년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이 세상은 빠르게 사라져 만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소유했던 그 모든 것들, 그 아리따운 인연들, 아쉽지만 언젠가는 다 내려놓고 떠나야 합니다.

 

아무리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라 할 지라도 내가 죽을 때 함께 따라 죽어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결국 우리 영혼에게 남게 되는 것은

우리가 이 세상 살아가는 동안

 

가난한 이웃들에게

또는 가장 힘들어하는 이웃과

함께 나누었던 자비입니다.   

 

그리고 불쌍한 사람들에게

기울였던

우리의 봉사입니다.

 

우리가 언젠가

이 세상을 뜨고 나서

은행에 잔고 많이 남겼다고

세상사람들이 칭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식들에게

유산 많이, 골고루 나눠주었다고

칭찬하지 않습니다.

 

길이길이 칭찬 받을 것은

고통 당하는 이웃들에게

함께 하면서 건넸던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

 

그리고

어렵고 아파하며 울고 있는

병상의 병자들을 위해

사심 없이 나누는

아름다운 봉사를 실천하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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