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동성당 게시판

슬픈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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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림 [emery] 쪽지 캡슐

2000-03-30 ㅣ No.862

오늘 오랜만에 성가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다른 날과는 달리 좀 일찍 갔다 왔어여... 8시 강론땜에...

 

근데 그 시간엔 별루 하는 일이 없는 시간이라서 수녀님께 뭘 할지

 

물어봤져... 그러면서 성서를 읽어주라고 하시더군여...

 

몸을 못 움직이고 말도 할 수 없는 모든 것을 다른 이들에게 의지하는

 

그들이지만은 다 듣고 이해할 수 있다고 하시면서... 성서를 읽은 후,

 

또 무슨 일을 해야하나 헤매이고 있을 때, 수녀님께서 항시 눈에 붕대를

 

하고 계시던 환자분께로 가시더니 제 손으로 그 분 손을 꼭 잡게 하시며

 

이분을 위해서 기도를 해주라고 하시더군여... 저와 정환이는 예전에 하던데로

 

레지오 기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분들께도 하려 수녀님께 물었더니..

 

그분을 위해서 좀 더 많은 기도를 해주시길 부탁하시더군여...

 

기도가 아님 아무 얘기라도... 아무래도 상태가 안좋다는 말도 함께 하시면서...

 

난감했습니다... 도무지 무얼 어떻게 해야할지...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저 그분 손을 꼭 잡으며 할 수 있는

 

말은 그저 믿으라고... 당신곁에 항상 계신 그 분을 믿으라고... 희망을 잃지

 

말라는 말뿐... 슬펐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자신이 안타까워...

 

그저 잡은 손을 더 꼭 쥘 뿐...

 

오늘 저는 너무도 슬픈 기도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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