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아직 저를 기억하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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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하진 [yonggari] 쪽지 캡슐

1999-12-07 ㅣ No.1253

안녕하세요?

저 용하진 실바노라고 하는 제기동 본당 출신 신부입니다.

한번 들른다 들른다 하면서 천성이 게으른 관계로 이제야 찾아 뵙습니다.

아주 활발한 게시판 활동을 보면서 제기인(?)으로서의 긍지를 갖습니다(누구는 놀고먹는 사람이 많아서라고 하지만).

 

갑자기 찾아 뵌 것은 최근에 부임하신 이계천 요한 신부님에 대해 한말씀 드릴려구요.

 

음, 음(목소리 가다듬는 중)!

"에 이계천 요한 신부님으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저와는 함께 서품을 받으신 동기시지만 나이로는 제가 감히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신발끈을 풀어들리 자격도 안될 정도로 연로(?)하신 분입니다.  그러나 바트, 마음은 10대 소년처럼 덜 떨어진, 아니 이런 실수를, 순진하시고 명랑하시며 활달하시고 어릴 적에는 대동강을 낙엽을 타고 건너신, 아니 또 실수를, 맑고 밝은 신부님이십니다.

또한 동기 신부들의 축일이 되면 꼭 전화로 축하를 해주시는 유일한 저희 동기신부십니다.

그러니 제기동은 엄청난 축복을 받은 것이요, 왕십리는 큰 재앙을 맞은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자나깨나 신부님께 충성할 것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야!"

 

예, 신부로서의 체면을 버리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정말 좋은 신부님의 발령 축하드리고 함께 즐거운 신앙생활 되시길 기원합니다.

 

두번째로 드릴 말씀은 요즘 제가 있는 화곡 2동에 이상한 곤충이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입니다.

학명은 "임똥현 똥파리"로서 서식지가 주로 제기동 근처나 종암동 근처의 술집, 당구장이라고 합니다.

얼마전에는 이 곤충이 화곡2동 게시판에 용하진 신부의 아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해서 저희 전산망이 마비될 수도 있는 심각한 타격과 본인도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 기억으로 저는 아들이 없고(신부니까) 다만 어릴 적 철없을 때 대부를 서준 소년이 있었는데 그 소년의 이름은 "임동현 요셉"였습니다.  물론 이상한 곤충과 이름은 비슷하지만 제가 기억하기로 임동현 요셉군은 참으로 성실하고 부모님께 효도, 대부님께 존경을 드리는 소년였습니다.  물론 머리는 조금 떨어지고 너무 먹는 것이 탈이지만 누구나 완벽할 수는 없는 것이니 이해해야죠.  

그렇게 착한 소년이 이름만 비슷하다고 이상한 곤충으로 오해받는 것은 잘못이고, 아마도 똥파리라는 그 변종은 똥이 아니라 용가리를 좋아하는 돌연변이라고 생각됩니다.  혹시라도 추후 그 똥파리라 자칭하는 자가 나타나거든 해를 끼칠 수 있으니 피하시던가 가까운 약국에서 에프킬라를 구입하시고 뿌려 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단 한번만 뿌리지 마시고 세차례정도는 뿌려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죽었다 방심말고 죽은 똥파리 다시 보자!"  

 

좋은 신부님과 잘 지내시기 바라고 유해 곤충의 해를 입지 않으시도록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안녕히 계세요!                   -용가리 신부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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