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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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창 [fidelis7] 쪽지 캡슐

2002-08-23 ㅣ No.5523

'분노가 왈칵 치밀어 오를 때는 침묵하십시오.

화를 낼 만한 이유가 있을 때에도 말입니다.

그대가 아무리 신중해도, 그런 순간에는 언제나

필요 이상으로 말을 하게 마련입니다.'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 ''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침묵하기란 대단히 힘든 법이다.

더군다나 화를 낼 만한 충분한 이유와 타당성이 있는데도

침묵하기란 더더욱 힘든 법이다.

 

정작 침묵해선 안될 일에 대해선 눈길을 돌리고 마음을 돌려

침묵하기를 주저 하지 않으면서 좀 더 기다리고 좀 더 감싸 안아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너도 나도(더구나 잘 알지도 못한 채)

이구동성으로 떠들고 매질 하는 것이 우리가 많이 보고 겪게 되는

세상 모습이고 때론(?) 그 한 가운데 서 있는 내 자신을 볼 때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특히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들 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도 교회에서 만큼은

그런 불쾌한 체험이 없기를 바라고 교회 만큼은 깨끗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그렇지 못할 땐 그만큼 실망도 크고 마음의 상처도 더 깊고

쓰라린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진실을 밝혀 속 시원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있는가 하면

아프더라도, 속이 상하더라도, 의심이 가더라도, 당당히 항변 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침묵하고 인내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가

있는 법인가 보다.

 

어여 이 무덥고 지루한 여름이 가고

우리들 마음에 시원한 바람 한자락 들어찰 수 있는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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