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아가페 공연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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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정 [ajk1202] 쪽지 캡슐

2001-02-28 ㅣ No.5596

 

 

 올해 한국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갔던 성당 이였습니다.

 

 조금은 떨리기도, 설레기도, 낯설기도 했지만..

 

 특히 올해는 정말 내키지 않았던 곳인데..

 

 좋았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아가페 공연.

 

 전 솔직히 아가페 공연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그저 집에 거뭇하게 복사된 초대장이 와서 아빠의 권유로 가본 것 이였지요..

 

 이상하게도 그날 따라 왠지 성당에 꼭 가보고 싶더라구요.

 

 친구들의 약속을 뒤로하고 혼자 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평소의 저 같으면 혼자 성당에 간다는 것도 참 꺼려했을 텐데요..

 

 

 공연은 벌써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드럼을 치던 형수 빼고는 모두 모르는 얼굴이더군요..

 

 하지만 왠지 낯설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함께인 것 같았습니다.

 

 그들의 이름이 무엇인지, 몇살인지, 누구인지는 몰라도..

 

 그저 하느님의 집에서 그들의 열정을 다 하는 노래를 들으며..

 

 알 수 있었거든요..

 

 

 참으로 부럽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그들의 뛰어난 실력이나 팀웍, 무대매너도 훌륭했지만

 

 모두가 하나되어 너무나도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참으로 멋지더군요.

 

 아는 노래가 나올 때면 저도 모르게 따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눈물도 찔끔 흘릴 뻔했습니다.. ^^

 

 

 부끄럽지만 예전에 성가대에서 활동하던 생각이 나네요..

 

 정말 엊그제 같은 일인데..

 

 이젠 청년 아가페 단원들이 제 후배라니요..

 

 제 추억들을 뒤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되었던 것 같아요..

 

 

 아가페 청년님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최고였어요!!  (엄지손가락우뚝!!)

 

 그리고 개인적으로 베이스 치시던 분 이였던가..

 

 플라워 노래 불렀던.. (제목을 몰라서리..쩝;)

 

 노래 환상적 이였어요!!

 

 (당신 나한테 찍혔어!!-_-;;)

 

 뭐.. 다른 분들은 두말 할 것도 없었구요.. ^^

 

 

 아.. 제가 또 너무 친한 척을 해버렸군요..

 

 죄송합니다.. (--) (__)

 

 

 

 

 오늘 엄마가 미국에 가셨어요.

 

 좀전까지 짐 싸드리느라고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워낙 왔다갔다 많이 해서 짐 싸는데는 도사거든요.. -_-;;

 

 원래 예정대로라면 저랑 같이 가는 날 이였는데..

 

 ’넌 왜 아직도 안가고 이 짓이냐-_-?’ 라고 물으시겠죠..;

 

 누구에게 제대로 이유를 말 한 적도 없네요.

 

 뭐.. 궁금해하지도 않겠지만..

 

 여러 가지 사정이 있답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이 좋아서 이겠구요..

 

 위염, 장염, 그리고 피부 치료도 하고..

 

 (미국 병원비가 장난 아니걸랑요.. 의사랑 상담만 거의 10만원-_-)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일주일째 배 째고 있네요.. -_-;

 

 그리고.. 약간의 개인적인 이유도..

 

 

 ’저거저거 아직까지 적응 못하고 한국에 눌러 앉는거 아냐-_-?’

 

 라고 생각하신 분들..

 

 잘 보셨어요.. -_-/

 

 하지만 미국에서의 5년동안 충실하려고 애썼답니다. ^^

 

 공부도 하고, 돈도 벌고, 웃기도, 울기도 많이 하면서요..

 

 그렇다고 한국에 무작정 있는 건 아니구요..

 

 그래봤자 5개월도 안될..

 

 5년의 공백을 채워줄 만큼의 시간은 되지 않겠지요..

 

 어쨌든 한국에 있는 시간동안 보람된 하루하루를 보내려고 생각 중입니다.

 

 

 아.. 갑자기 기분이 센치해 지는군요..

 

 사실 요즘 쬐끔 우울하거든요.

 

 저야 뭐 왕 무덤덤에 메마른 감정의 소유자라서 그럭저럭 살지만요..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냉면, 빵을 비롯한

 

 밀가루 음식과 고기를 먹지 못한다는 사실이지요-_-

 

 뭐.. 이 것 만으로도 우울함 80%는 채워지지 않았을까요.. ㅠ.ㅠ

 

 

 엄마가 공항으로 떠나신 지 1시간째가 되가네요..

 

 아빠가 바쁘셔서 전 공항에 따라가지 않았어요.

 

 그래봤자 열흘인데..

 

 괜히 슬퍼지네요..

 

 벌써부터 엄마의 향기가 많이 그리워 질 듯한 하루입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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