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천방지축 똥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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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구 [xhak59] 쪽지 캡슐

2008-08-10 ㅣ No.7097

오래전에,
집 잃고 떠돌아 다니는 똥개를 거두어 키워 본적이 있었습니다.
 
주인에게마저 버림받은 그 똥개의 고초를 떠올렸기에,
어지간한 (훈련되지 않은) 똥개 짓에 대해서는
불쌍히 여기며 그냥 봐 주었드랬지요.
 
그래서 그냥 내버려 두었더니,
제가 사람인지...
개인지도 모를 지경에까지 가더군요.
 
집안에서의 똥개짓은 그러러니 하며 넘겼었는데,
(그냥 개잖아요?)
그나마 운동이라도 시켜 주려고 집 밖에 내 보내면,
원래 주인이 이 넘을 왜 버렸을까...하는 의문을
깔끔하게 해소시켜 주는 행동을 하더란 말이죠. 
 
천방지축
 
전봇대만 보면 돌아 버립니다
들린 다리사이로 찔끔찔끔 저려놓질 못해서
낑낑대며 앙탈을 부리질 않나...
 
겉보기에 착해 보이는 사람들만 지나가면
쫒아가며 짖어 댑니다.
막상 그 사람이 돌아서면 깨갱거리면서...
 
다들 아시겠지만,
똥개도,
너무 머리 나쁜 넘들에겐 훈련이 되질 않죠...
(그런 넘들은...개 훈련장에서도 받아주지 않습니다.)
 
몽둥이로 교육이 될거 같다 생각하면,
지금은 괴롭더라도,
남아 있는 많은 나날들을 생각하며 휘둘러 보겠지만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뭐 있겠습니까.
개 수준에 맞게...
그렇게 살게 내버려 두는 것이 인간으로서
베풀 수 있는 아량이 되겠지요.
 
날이 더워지니,
 
갑자기,
그렇게 천방지축 뛰어놀며 
거리를 지나던 차에까지 무차별 대들다가
결국 그 차에 치어,
비참하게 명을 다한 우리집 똥개가 생각나
몇줄 적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궁금한거 하나...
 
그 똥개는
스스로가  똥개였음을,
알기나 하고 죽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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