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사목회장님을 만나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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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용 [20autumn] 쪽지 캡슐

2001-06-18 ㅣ No.1801

 

제가 저질러 놓은 일이 있으니

하는 수 없이 제가 수습까지 해야겠습니다.(정리하려니까 솔직히 귀찮습니다만, 이것 역시 제 책임이니...)

 

사목회장님께서 응암동 게시판을 드나드셨던 분이셨기에

다행히도 게시판에 올라있는 글을 직접 읽으셨고,

사람들에게 알려진 내용중 왜곡된 부분에 대한 오해를 푸시기 위해서

저와의 대화의 자리를 손수 마련하셨습니다.

일개의 평신자에 교사활동을 하고 있는 한 청년인 저는

사고친 덕분에

성당의 1년 살림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이며,

이 행사를 준비하시는 부분까지 자세히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들은 내용도 있고, 저로 인해 오해의 여지가 될 부분도 있고 허니

이 문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다시 바로 잡아야겠습니다.

 

 

1. 예산에 대한 오해

주임신부님 서품40주년 행사의 공식적인 예산은

초등부의 1년치 예산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었으므로

예산에 대한 정보는 잘못된 정보였음을 밝힙니다.

그러나 실질적 규모로 봤을 때 초등부의 1년치 예산과 비슷한 금액으로 준비하는 큰 규모의 행사이므로,

실질적인 행사 준비비용은 초등부 1년치 예산과 사실 비슷합니다.

(쉬운말로 본당예산 금액에 사목위원분들의 사비를 합치고, 구역별로 걷힌 성의금 약간을 합친 금액이 실질적인 행사 준비비용임.)

 

2. 행사 형식에 대한 오해

이번주 주보공고에도 났듯이 주임신부님 40주년 행사는 그 행사만 단독으로 준비중인것이 아니라, 매년 있었던 웃어른 모시기 행사와 합쳐서 준비되는 행사였습니다.

그러나, 초대장에 적힌 내용은 ’주임신부님의 40주년 행사에 웃어른을 모시는 자리’로 설명이 되어 있었으므로 오해의 여지가 되었던 것입니다.

주임신부님과 웃어른들. 어느 쪽이 주며 어느쪽이 객인지는 행사 당일날 가봐야 알수 있는 것인가요? 모르겠습니다.

 

3. 그럼 그 많은 행사비는 어디에 쓰여지나

6월 24일 오전 10시 미사와 12시 미사에 오시는 분들에게 점심을 대접하기 위해 출장부페를 예약하신다고 합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해 볼 경우, 그 많은 신자들을 국수를 대접하려 해도, 그 많은 그릇을 구하는 것도 문제이며, 하루종일 봉사하실 부녀봉사자들을 구하는 것도 문제에다가, 행사때 봉사하신 분들에게 행사후 점심이라도 대접하면 비용도 그다지 절약되지 않고, 골치아픈 문제도 많으므로 비용이 더 들더라도 부페를 부르는 방법을 택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 외에 초대장 인쇄비용, 행사 당일 이벤트 상품 비용에 신부님께 성의를 표시하는 금일봉등으로 쓰여진다고 합니다.

 

 

 

 

 나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직접 대화의 기회를 주시고, 이해를 돕기위해 자세한 자료까지 이것저것 준비해오신 사목회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 아버지보다도 연세가 많으신 분이신데 인격체대 인격체로 대화하자며 차근차근 설명해 주신 점을 뵈면서 ’교편을 잡고 계신 어르신이라 다르긴 다르시다’ 싶었습니다.

본당 사목의 선단에 서서 봉사하시는 분의 말씀을 들어보니 본당사정이 많이 어려운데도 이렇게 물심양면으로 봉사하시는 점에 대해 사람들이 모를 수 밖에 없다 싶었죠.(성당 사목의 내부적인 사정이 일반 신자들에게 알려질 일이 없으니),

 

 

 그러나, 대화 중에도 회장님과 의견을 같이 할 수 없었던 부분은

’행사비용을 더 축소할 수는 없었나’ 싶은 점이었습니다.

물론 행사비용이 부족하여 사비를 충당해서까지 행사를 준비하시기는 분들에게

제가 백마디 한 들 그 분들 고충을 알리 만무하겠습니다만,

제가 어르신들의 처사를 이해하기엔 아직 어린 나이인 것인지,

아니면 아직 세상에 덜 익숙해서 그런것인지 몰라도

행사의 규모는 끝까지 수긍할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까짓것 한사람이 수긍할 수 없다한들 어쩌겠습니까, 행사는 별 문제없이 잘 준비되어던 터였고, 지금도 변동없이 준비중이신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목회장님께서도 절대 의견을 굽히실리 없으셨죠.

오히려 저의 부정적인 시각을 꼬집으시더군요. ㅋㅋㅋ

 

 

 그동안 주임신부님께서 걸어오신 40년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겠지요. 거동이 힘드신 분이신데도 퇴임하는 그날까지 사제의 본분을 다하시겠다며 지금도 사제관에 계시는데...

부모의 환갑잔치를 잘 준비하고픈 맏아들의 마음과 같다는 사목회장님의 마음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고, 그동안 알 수 없었던 사목위원분들의 노고를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저지른 사고(?)로 인한 파급이 아직도 진행중이군요.

 젊은 생각으로 잘못된 일이라 싶으면 당당하게 꼬집을 수 있는 태도야 저도 환영합니다만,

 각 단체들의 예산에 대한 타령이라면 여기서 종식되었으면 합니다.

 성당의 돈이라면 합당하게 쓰여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사고를 친것이지

 예산이 적다 많다를 말씀드린것이 아닙니다.

 

 저희 주위엔 아직 돈으로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이 많습니다.

 하물며 성당일을 하면서 뭐그리 힘들고 어렵다고...

 돈타령은 여기서 종식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익명’우리는’으로 올라온 글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주일학교에 예산도 없이 어른들이 어쩌구 저쩌구 하고 올린 글 말입니다.

 이미 아실분들은 다 아시고 계셨겠지만요.

 사목회장님께서는 익명’우리는’의 글을 읽으시고

 "돈쓰고도 이렇게 욕먹어 억울했다"고 하시더군요.

 (어쨌든 또 익명의 탈을 쓴 사람이 헛소리를 했음.)

 

 저의 사고로 인해서 몇몇 어르신들의 심기가 불편하시고 아마도 피곤한 시간이 되셨겠지요.

 엊그제 한 어르신께서 초등부 교사실에 찾아오셔서 굳어진 표정으로

 "어린애들은 어른행사(주임신부님 40주년 행사)에 참여안해도 되니까 준비하지 마라"고 말씀하시고 돌아가시더군요.

 나이 지긋하신 분들께 근심을 드려서 죄송합니다만,

 이번일로 인해 어르신과 같이 의견을 나눌 수 있었던 자리가 있었으니,

 개인적으로도 유익한 기회였으며,

 어르신들에게 어설프게나마 신문고를 울렸던 긍정적인 기회로 여기고 싶은 것이 저의 바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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