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7월 22일(목) -23일(금)

인쇄

정성환 [franco2] 쪽지 캡슐

1999-07-24 ㅣ No.133

  22일 목요일은 오랜만에 성당마당에 천막이 걷혔다.

 

나무들이 시원하게 보인다. 그러나 어떤 나무들은 빨래줄로 묶여 힘들게 지냈나보다. 또 어떤 녀석들은 비닐에 눌려 질식해서 노랗게 변해 버린 녀석들도 눈에 들어온다. 사람도 살아야 겠지만 나무들도 더불어 살아야하는데....

가엽게 보인다.

  전대기련 학생들이 20여명은 여전히 성당에 남아 있다.

computer를 보관해 달라고 전화가 걸려왔다. 사무실에 보관해 주기로 하고는

걱정이 된다. 비는 오는데......

그나마 간이천막이 있어 다행이지만.....

 

  23일 금요일이다.

 

용케도 학생들은 비를 피했다.

오늘은 간이천막에 바닥과 옆을 나무와 스티로폴로 가렸다.

아직은 덥긴하지만 그래도 서늘한 바람이 불기때문에 잠을 자다가 감기라도 걸린다면..

집에서는 다 귀한 자식들인데....

부모님들은 이런 자식들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들을 하실까?

 

  11:00쯤 전대기련 대표학생이 찾아왔다.

11:30에 전국연합과 범민련, 한총련과 함께 "양심수 전원 석방, 보안법철폐,

민간인 대북접촉 허용촉구"에 대한 기자회견을 준비해야 하는데 책상과 의자를

빌려달라는 것이다.

 

  빌려주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계단에 나란히 앉아서도 충분히 할수 있지 안느냐고 반문했다. 어른들이 앉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어른들도 학생들과 함께 나란히 앉고 맨 뒤에서 플렌카드를 들고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오히려 홍보면에서나 어른들이 학생들과 함께 일체감을 이루고 동지임을 나타내는 것이니 더 좋지않느냐?고 했지만 굳이 빌려달란다. 가지고 가서 쓰고 제자리에 갖다두라고 이르고는 간이천막 사용에 대해 몇가지 주의를 주고는 헤어졌다.

 

  아래 계단에서는 2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학생기자들만 모습이 보인다. 일간지의 기자들은 왜 없을까?

 



274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