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벌써 우리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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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석 [haein] 쪽지 캡슐

2001-04-28 ㅣ No.5998

 

밤하늘에 빛을 내는 별을 보면 우리 해인이의

어릴적 반짝이던 두 눈이 떠오릅니다.

유난히도 눈이 깊어 옹달샘처럼 생겼던

눈에 검고 빛나던 눈은 사람들로 하여금

"어머 저 눈좀보아"라는 말을 던지고 가게 하였습니다.

목도 못가누어 저는 아예 안아볼 엄두도 내지 못하던

아이가 이제는 어엿한 초등학교 3학년...

그아이가 첫영성체 반에 들어가 오늘 성서

수여식을 한답니다.

제가 교사였을때 느껴 보지 못하던 벅찬 감격을...

모든 부모님들이 저와 똑 같은 감정이겠지요.

아이를 보내고 아빠를 출근시키고...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이렇게 표현해 봅니다.

3살때부터 엄마 교리며 성당일을

모두 졸졸 쫒아 다니던 아이...

성체를 모시면 늘 "엄마 다 먹지말고 나 조금만 잘라 줘 응?

아주 아주 코딱지 만큼만..."하면서 엄마가 성체를

모시고 와 앉기를 기다리다 엄마가 주지않아 실망한

눈초리로 그 맛에 대한 호기심 가득찬 눈으로

바라보던 그 모습들...

지금도 그 마음은 여전하겠지만, 이 아이들은 이제

주님의 몸을 모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들뜬 기분들일 것입니다. 그렇게도 기다리기를 오래했기에

주님 모시는 그 순간이 아마 누구보다 더 기쁠것이리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오랜 기다림을 간직하고 있었던 것처럼

주님의 대한 사랑도 언제까지나 간직하기를 바라며

해인에게 편지를 씁니다.

 

 

예뿐 우리 아가야

엄마와 아빠는 딸이 있어서 즐겁고 행복을 가슴에 않고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단다.

너의 작은 가슴속에는 언제나 바다처럼 넓고 밤하늘의

밝은 달처럼 둥그런 마음씨를 가지고 있음을 엄마는 본단다.

따뜻하고 속 깊은 마음은 9살 같지가 않구나.

언제나 사랑하는 해인이가 되고 아가씨가 되고 또

어른이되어서도 너의 그 따뜻하고 깊은 마음

그리고 사랑이 뜸뿍들어있는 마음 꼭 간직하길 바란다.

까만 밤하늘 빛나는 별을 찾아 "이 별은 내별"이라고

서로 우기며 건대호수(일감호)를 걸으며 웃음을 지었던

모습들이 어그제 같은데...

해인아! 너의 작은 눈말울도 빛을 내면,

호수같은 바다위에 자신의 빛을 내리쬐는 달님의 평온함과

자상함을 너의 가슴에 간직할 수 있다는 생각을

너의 마음에 담아주고 싶구나

오늘 이 엄마는 왜 이렇게 기쁜지...

그냥 감사하고 그냥 누군가를 마냥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란다.

왜냐하면 오늘 우리 해인이가 주님의 말씀을

받는 날이기 때문이란다.

오늘 그것을 받는 것만으로 끝나지 말고 시간이 나는데로

열심히 읽고 마음으로 새겨서 언제나 주님을 잊지 않는

해인이가 되기를 엄마는 기도 할께.

때론 화도 내도 야단도 치지만 그리고 나면

엄마 마음은 더욱 아프단다.

그것은 그만큼 우리 해인이를 사랑하기 때문이란다.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호되게 벌을 주시는

하느님으로 인식되던 엄마는 이제는 하느님의 마음을

알것 같구나. 아마도 하느님은 우리를 너무 사랑하시기에

그렇게라도 벌을 주지않으면 안되었다는 것을...

강물앞에 걸어가고 있는 아이를 야단을 쳐서라도

끌고 와야지 안전하다는것을 이 엄마는 이제야

조금 알것 같단다. 그럼 오늘 성서 수여식 해인이에게

어떤 마음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축하한다.

 

 

         안녕.

                  너를 언제나 사랑하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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