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신앙의 대화][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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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열 [c.y.kim] 쪽지 캡슐

2000-01-06 ㅣ No.2894

† 찬 미 예 수 님 !

 

기도의 태도

 

젊은 엘리트 청년을  만나서 그의 입교기를 들었다. 그의 입교는

세 살짜리 꼬마에 의한 것이다.

 

그 청년이 대학 시절에 수영 선수로 뽑혀 강훈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오른쪽 무릎이 시끈 시끈해서  병원엘 가니 급성관절염

이라며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리에 마취를 하고 두 시간에

걸친 대 수술을 하고 잠에 떠러졌는데 깨어 보니 3층 아담한 병실

이었다. 옆에는 30대의 아저씨가 누어 있었으며 2인용 병실은

참으로 조용하기만 했다.

 

수술한 통증이 오기 시작하는데 진땀이 나고 소리라도 지를 판

이었다.적어도 한 달은 꼼짝없이 누어 있어야 한다니 그 고통이야

오죽했으랴. 밤새 한잠 못자고 날이 밝았는데 머리도 지끈거리며

고통은 더해 왔다.

 

오전 11시에 옆의 아저씨에게 부인과 네 살짜리 꼬마가 왔는데

조용 조용히 무슨 얘기를 하는데 안면 방해가 될까 봐서 그런 것

같았다. 어슴푸레 잠이 들었는데 12시 종소리가 건너편 성당에서

울려오고 있었다. 눈을 비비고 실눈으로 옆 침대를 보니 어느 샌가

부인은 나갔고 꼬마가 혼자 왔다 갔다 부산했다.

 

아버지는 종소리를 듣자 "얘야! 요셉아! 우리 기도할까! 하며

꼬마를 부른다.꼬마는 얼른 침대엘 기어오르더니 두 무릎을 꿇고

눈을 감는다.손을 합장하고 있다. "요셉아! 우리 저옆에 아저씨 빨리

나으라고 기도하는 거다." 무슨 기도인지 드린다. 꼬마도 아는지

입으로 쑤물댄다.

 

실눈을 뜨고 옆의 동정만을 살피던 젊은이는 가슴이 뭉클했다.한편

그 꼬마가 마치 천사 같아 보였다. 그 순간이나마 마음이 편하고

"나도 저렇게 평화스러울 수 가 있을까?" 하는 의혹도 생겼다.

자기도 앞으면서 남을 위해 우선 기도하는 아저씨에게서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꼈다.그 꼬마의 기도하는 모습은 자신을

신에게로 이끌어 가야만 했다.

 

산천 초목이 은세계로 변화하는 겨울 어느날 그는 퇴원과 함께

성당을 찾았다.몸은 비록 불편하지만 고귀한 신앙으로 다져진 인생관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기만 했다.병상 생활 6개월 동안 그는 영세

준비를 했고 퇴원 전 날 그 아저씨를 대부로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났던 것이다. 그의 본명은 바오로였다.

 

<신앙의 대화>

 

전교를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사명인데 그 방법은 여러 가지다.

말로써,행동으로써,외적인 표현으로써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말한 젊은이는 꼬마의 천진스런 기도의 모습과 아버지의 사랑에

찬 기도에서 감명을 받아 자발적으로 신자가 됐다.우리가 기도할 때에

경건한 모습으로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 셈이다.손을 합장하고 눈을

지긋이 감고 기도하는 모습이 진정한 기도자의 모습이다.

 

눈을 똥그랗게 뜨고 손을 설래설래 흔들면서 영성체를 하러 간다든지

하는 것은 좀 어딘지 불쾌감을 주는 것 같다. 특히 자녀들 교육에도

우리의 기도 태도는 중요한 것이다.

 

내심의 얘기는 몇마디  말을 건넴으로 모두 탄로나게 마련이다. 외적으로

경건할 때 그의 내심은 더욱 경건할 것이다.외적으로 경건한 몸가짐이

아니라면 진심이 우러날 수가 없다는 것 아니겠는가!

 

우리의 마음을 가다듬고 다소곳이 손을 모아 우리의 부족한 찬미와 감사와

바람을 드높은 하늘에 띄워 주님께 드리자.우리의 정성스런 기도의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 큰 감명을 주며 전교도 한다고 생각하면 언제나 기도는 외모

로도 정성을 다해야겠다.

 

영성체 하러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가지각색의 태도를 하면서 나온다.

어떤 이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위세도 당당하게 손을 축 늘어트리고

어떤 사람은 고개를 숙이고 손을 모으고 겸손하게 나온다.

 

겸손한 사람은 모습으로써 이미 남에게 신앙을 전한 것이다.그의 마음도

정리되었을 것이다.소박하고 겸손한 태도로 왕 중의 왕 우리의 주님을

모셔야 하겠다.

 

--<최기산 신부 지음> [등잔불]중에서-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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