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탄생과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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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1동성당 [suyu1] 쪽지 캡슐

2006-02-14 ㅣ No.501

탄생과 죽음

모든 사람에게는 생일이 있다. 한 사람의 지상의 삶이 시작된 그 날에 이웃 친지들은 그에
게 축하를 보낸다. 특별히 예수의 생일은 '성탄'이라고 하여 온 인류가 축하를 보낸다. 그분
이 태어나신 날은 정확하지 않다. 타향에서 온갖 모욕과 수치 속에 처형당한 그분의 생일은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았다. 살아생전에 그분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했던 사람들은 그분께서
돌아가신 후에야 눈을 뜨고 그분의 거룩한 죽음과 부활의 삶을 기리며 로마에서 기념해오던
태양신의 축제일(12월 25일)에 그분의 성탄을 기념하게 되었다. 그분을 태양처럼 받들게 된
것이다.

그분을 태양과 동일시한 그들의 뜻을 알아듣기 위해서는, 태양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
해보면 충분할 것이다. 태양이 없다면 우선 낮 없는 밤이 계속될 것이고, 아무 것도 볼 수
없을 것이다. 식물들은 생명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탄소동화작용을 못할 것이고, 산소 부족으
로 사람들은 숨을 쉴 수 없을 것이며, 식물을 먹이로 살아가는 모든 동물도 모두 사라지고
말 것이다. 마침내 생명 현상 그 자체가 없어지고, 죽음이 판을 치는, 창조 이전의 카오스
(혼돈) 상태로 돌아갈 것이다. 그분이 태양인 것은 -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 그분의
일생이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를 살게 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그분의 탄생이 그분의 죽음의 사건으로 인하여 더 빛을 발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삶이란 곧
죽음에서 조명된다는 것을 암시한다. 거룩한 죽음만이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죽음은 한 인생
이 새로 태어나는 기념일이다. 그분의 성탄을 비천한 구유에서 기념하는 것은 구유가 바로
새로운 탄생을 알리는 십자가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사순절은 새로 태어나기 위하여 죽음을 받아들이는 기간이다.

 

자료출처 / 수도회 영성자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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