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중계동에서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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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bastiano] 쪽지 캡슐

2000-01-09 ㅣ No.2932

찬미 예수님. 중계동에서 인사드립니다.

 

이곳에 온지 한 달 조금 더 되었습니다. 어떻게 지내는지 말씀드리자면... 자대에 온 신병이라고나 할까요. 언젠가 신혼의 단꿈이라고 했더니 어느 분이 결혼도 안해봤으면서 신혼의 단꿈을 어떻게 아느냐고 하셔서 바꾸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자대에 온 신병처럼 그렇게 긴장되고 어벙벙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좋은 느낌이 더 많습니다.

 

참 새롭고 할 것을 생각하면 끝이 없지만 마음은 기쁘고 즐겁습니다. 이것은 청년 활동 하던 때나 신학생때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이제까지 사제상에 대해, 사제로 산다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했었지만 이런 기쁨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말씀해 주시지 않았었습니다. 이 기쁨을 미리 안다면 사제 지망자가 더 많아질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기쁘다고밖에는 잘 표현을 못하겠습니다.

 

이곳 성당에 오시는 할머니들의 기도하시는 모습은 정말 대단합니다. 성당 자리에서, 감실 앞에서, 성모님상 앞에서, 십자가의 길 앞에서 하염없이 기도하십니다. 새벽미사에 나오셔서 사무실 직원이 출근할 때까지 기도하십니다. 그 모습을 보면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믿는 다는 것이 그렇게 복잡한 것이 아닌데, 단순한 마음으로 저렇게 기도하면 될텐데 하고 말입니다.

또 말그대로 솥뚜껑같이 큼직하고 두껍고 시커먼 손으로(문정동에서는 그런 손을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공손히 영성체 하시고 기도하시는 아저씨들을 보면 참 제 마음이 송구스럽습니다.

 

한 마디로 이 곳은 문정동과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사랑이 머무시고 하느님의 백성이 살아가고 있는 현장입니다.

 

그리운 문정동 형제,자매 여러분! 건강하시고 주님 사랑 듬뿍 받으시기를 기도합니다.

 

중계동에서 올립니다.

 

 

생활성서에서 좋은 글을 보아서 나누고 싶습니다.

 

 

 

너무나 많은, 너무나 적은

 

 

너무나 많은 의심... 너무나 적은 믿음

 

너무나 많은 이야기 소리... 너무나 적은 침묵

 

너무나 많은 교만... 너무나 적은 겸손

 

너무나 많은 거짓말... 너무나 적은 진실

 

너무나 많은 소유... 너무나 적은 나눔

 

너무나 많은 쾌락... 너무나 적은 기도

 

너무나 많은 지식... 너무나 적은 순수

 

너무나 많은 만남... 너무나 적은 공감

 

너무나 많은 이기심... 너무나 적은 배려

 

너무나 많은 두려움... 너무나 적은 용기

 

너무나 많은 비판... 너무나 적은 이해

 

너무나 많은 집착... 너무나 적은 사랑

 

너무나 많은 나의 뜻... 너무나 적은 주님의 뜻

 

주님, 이 모든 것을 안타깝게 지켜보실 당신께 저의 허물을 진심으로 고백합니다. "너희 죄가 진홍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희어지며 너희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되리라"(이사 1,18) 하신 주님이시기에...

 

- 찌아, ’청년성서모임’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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