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추기경님께 감히 올리는 간절한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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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경 [k2hotshot] 쪽지 캡슐

1999-12-02 ㅣ No.822

추기경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여의도동 본당 청년레지오의 단장을 맡고 있는 최수경(프란치스코 사베리오)입니다.

추기경님을 직접 뵌적은 지난 사제서품식 때가 아닌가 합니다.아니 정진석 대주교님께서 오셨었던가요?  실제로 가까이서 뵐 기회도 있기는 했었지만요. 지난 여름 성북동에 위치한 ’성가정 입양원’ 봉사를 갔을 때 추기경님께서 들르셨었다는 이야기를 후배에게 들었읍니다. 그 때 저는 계단 청소를 하고 있었거든요. 참으로 아쉬웠던 순간이었습니다.

추위가 성큼 다가왔는데 추기경님 건강은 어떠하신가요? 아무쪼록 아무 탈 없이 올 겨울을 지내셨으면 합니다. 원래 편지라고는 군대에서 친구들과 주고 받아 본 것이 전부인지라 두서없는 점은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진짜 진짜 감히 추기경님께 드리고 싶은 부탁은 다름이 아니라 오느 12월 14일이 저희 부모님의 결혼 3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아울러 어머니의 음력생일이기도 하구요.

못난 아들이 부모님께 어떤 선물을 드릴까 고민하다가 순간 떠올린 것이 추기경님의 친필 축하카드라면 저희 부모님께도 평생에 크나큰 영광이자 기쁨이 되지 않을까 해서 이렇게 감히 글을 올립니다. 저희 아버지-최중립(다미아노)-는 뒤늦게 천주교에 입교하셨지만-지난 97년 1월에 영세를 받으셨습니다- 여의도 본당 내에서 레지오마리애 활동과 구역장으로서의 역할, 그리고 성서모임에도 매주 빠지지 않고 참석하시는 모범적인 신앙인입니다. 저희 어머니-유숙자(루시아)-또한 레지오마리애 활동과 구역반장직을 맡고 계시는 열심한 신자이십니다. 작년 견진성사때 김옥균 주교님께서 저희 본당에 오셨었는데요 그때 저희 아버지가 주교님을 문앞에서 맞으시면서 두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시는데 그 모습이 마치 성탄절에 X-MAS 선물을 받는 어린아이처럼 제 뇌리에 새겨졌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성당과 관련된 일이라면 무었이든 발벋고 나서시는 통에 영세 받은지 16년이 지난 저는 한없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두분 부모님과 제가 본당내에서 각자 하나씩의 감투(?)를 차고 있는 덕에 주위에서는 성가정을 이루셨다며 반가와 하시고 축복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부모님을 둔 덕에 저 역시 본당 내의 청년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부여받았겠죠. 어떻습니까 추기경님. 이만하면 저희 부모님이 추기경님께 축하 카드를 받으실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고 생각되시죠? 아무쪼록 좋은 소식 부탁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저희 집 주소는 [우편전호 150-762,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28 광장아파트 7동 903호] 입니다. 부디 저의 이 간절한 소원을 뿌리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추기경님 그럼 몸 건강하시고 다음에 또 안부 여쭙겠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최수경(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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