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성당 게시판

[초등]오늘 탁구 대회 중에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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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승 [hwang350] 쪽지 캡슐

2000-06-14 ㅣ No.551

오늘 초등부 탁구 대회가 있었습니다.

어른들은 주일에 경기가 모두 치러졌지만 저희는 자리와 시간 관계로 주일에 다 치루지 못하고 어제와 오늘 이틀간 경기를 치렀습니다.

만남의 방에서 열 명 남짓한 아이들을 데리고 경기를 진행하고 있는데 한 분이 들어오시며 아이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다들 집에 가!"

다자꼬자 하시는 말씀에 당혹스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저는

"지금 주임신부님 사제서품 기념 탁구대회 중인데요"

"탁구대회는 무슨 탁구대회야!탁구 대회는 일요일에 다 했구만"

"저희는 오늘까지 경기를 치르기로 했는데요."

"오늘 기도 있어서 안돼."

생각해 보니 오늘은 레지오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그걸 미처 모르고 경기 날짜를 잡았으니 저희가 비켜드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분께서는

"거기서 제일 큰 애가 누구야?"하시고는

쓰레기랑 다 치워서 나가라며 눈썹을 치켜 뜨셨습니다.

어른이 하시는 말씀이었기에 네 하고 대답하고 자리를 비켜드렸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분께서 조금은 웃으시며 "너희들 뭐하고 있니?"혹은 저에게 "오늘 여기 뭐 하나요?"하고 말을 할 수는 없었을까요?어짜피 그 곳은 레지오가 있기로 되어 있었고 저희는 그걸 모른 채 경기를 잡았으니 당연히 저희가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그런데 꼭 그렇게 눈썹을 치켜뜨시며 다짜고짜 나가라고 하셔야만 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그 분께서 얼마나 주일학교에 관심이 있고 얼마나 아이들을 사랑하시는지 궁급합니다.잘 알지도 못하시며 탁구 대회는 일요일에 다 끝났다고 저와 우리를 무시해 버리시는 거나 아이들 앞에서 주일학교 교사의 권위를 말살해 버리시는 말투등은 즉 제일 큰 애 운운하시며.충분히 그런 생각을 하게끔 했습니다.물론 그 문제는 그 분이 절 교사인지 몰랐을수도 있었기에 이해가 됩니다.하지만 그 곳에 있었던 아이들은 부족하고 어리지만 그래도 교사라고 존재하고 있는 절 의지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그런 상황에서 저는 한낱 젤 큰애 정도로 전락한다면 아이들에게 저의 위치는 무엇이 되겠습니까?전 결코 저의 자존심의 손상을 얘기하고 싶거나 제가 교사로써의 존경을 바라기 위함이 아닙니다.전 그 분보다 분명 나이도 어리고 교사로써도 존경을 받을만큼 훌륭하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어릴수록 작은 일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같이 주차장으로 탁구대를 옮기며 제게 하소연하는 아이들의 눈에서 어른들의 불신이 가득함을 확신합니다.함께 사랑을 나누며 경기에 최선을 다하던 아이들이 어른들의 한마디로 의욕을 잃고 무력함을 느꼈을 것입니다.그 분의 눈에는 혹시 그 상황이 어린애들 놀고 있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하지만 그 때는 분명 주님께서 함께 하시며 함께 사랑을 나누는 주일학교 행사의 하나였습니다.혹시 그 자리에 신부님,수녀님이나 교감 선생님이라도 계셨다면 그 분께서 그렇게 무례한 말씀을 하실수 있었을까 의문이 생깁니다.미쳐 생각을 못하고 일정을 잡은 제 잘못도 있지만 주일학교 행사를 한낱 어린애 장난으로 여기시고 무시하시는 그 분의 태도도 잘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께서 만약 이글을 보신다면 상처 받았을 아이들을 위해 주님께 기도해 주셨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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