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대림 제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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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1-12-15 ㅣ No.759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가해. 2001. 12. 16)

                                                제1독서 : 이사 35, 1∼6a. 10

                                                제2독서 : 야고 5, 7 ∼ 10

                                                복   음 : 마태 11, 2 ∼ 11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우리는 가끔 우리 자신이 혼자 모진 바람이 불어도 피할 곳이 없는 황무지에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금방이라도 통일이 될 듯하여 북쪽 고향에 두고 온 부모나 처자, 형제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던 희망이 사라지고 다시 아파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하는 분단된 조국의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들, 외로움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들, 시험에 실패한 우리들, 자신의 직업에 대해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우리들, 직업을 가지고 싶어도 취직이 되지 않는 우리들, 실력을 갖추고 있어도 어느 누구도 불러주지 않는 우리들, 거짓과 부당한 처사 그리고 모순에 의해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들, 모든 것들이 모진 바람이 불고 있는 황무지에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삶의 황무지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사야 예언자는 오늘 제1독서를 통해 기뻐하라고 외치고 희망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메마른 땅과 사막아. 기뻐하여라.  황무지야, 내 기쁨을 꽃피워라.  아네모네처럼 활짝 피워라.  기뻐 뛰며 환성을 올려라.  황무지도 레바논의 영광으로 빛나고 가르멜과 사론처럼 아름다워져 사람들이 야훼의 영광을 보리라"는 말씀 전하면서 "용기를 내어라.  무서워하지 말아라.  너희의 하느님께서 원수 갚으러 오신다.  하느님께서 오시어 보복하시고 너희를 구원하신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감옥에 갇힌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께 사람을 보내어, 오시기로 되어 있는 메시아가 바로 당신이냐고 물어봅니다.  요한은 아마 그때 마음이 착잡했을 것입니다.  자신은 이제 죽을 것이 뻔한데 모두가 애타게 기다렸던 메시아가 정말 예수님이 맞는지 어쩐지 궁금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질문을 받은 예수님께서는 "내가 메시아다" 혹은 "아니다"라는 명쾌한 대답은 하지 않으시고, 다만 요한의 제자들에게 "너희가 듣고 본 대로 요한에게 가서 알려라.  소경이 보고 절름발이가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가 깨끗해지고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하여지는 것"을 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서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사람은 행복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희망을 이루어주시는 분.  이 분이야 말로 메시아인 것입니다.  우리도 우리의 희망이 이루어질 것임을 믿고 있습니다.  독서와 복음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시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림 제3주일을 우리는 '기쁨의 주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성실하게 기다리고 정성을 다해 준비한 사람에게는 기쁨이 꼭 주어진다는 우리의 삶을 통해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오늘은 또한 자선의 날이기도 합니다.  성탄을 준비하고 예수님을 맞이한다는 것은 바로 이웃에 대한 사랑과 나눔이 함께 해야 합니다.  자선이야말로 사랑의 구체적인 표현이며, 성체의 나눔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오늘 제2독서 야고보서는 인내를 가지고 무조건적으로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모습으로 기다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남을 탓하지 말 것과 모범의 삶을 살았던 예언자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가을비나 봄비를 기다리는 농부는 어떤 한계를 느낍니다.  이 한계를 이기는 힘은 바로 인내와 끈기입니다.  "주님께서 오실 날이 가까웠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부끄러움 없이 살기를 노력해야 할 것임을 야고보 사도는 강력히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누구를 기다린다고 합시다.  기다리는 사람이 꼭 만나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꼭 올 것임을 알고 있다면 우리는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지 않고 그 사람을 만난다는 기쁨이 앞설 것입니다.  그리고 기다리는 사람을 위해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있지 않으시겠습니까?  이제 곧 오실 예수님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지 생각해보셨습니까?  자선 주일을 보내면 우리의 것을 나누고 사랑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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