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계동성당 게시판

염수정주교님의 일화

인쇄

글로리아박 [ad1004] 쪽지 캡슐

2002-02-08 ㅣ No.3011

 

 

 깡패앞에 무릎꿇은 염수정 신부.

 

 

"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걸고 물가에 마주맍아 밤새속삭이네~"

 

통기타 소리와 시원한 파도소리가 들려오는 해변,어린 학생들의 노랫소리가

 

모닥불빛 사이로 번지는 여름밤의 추억은 가슴이 짜릿할 만큼 아름답다.

 

서울당산동 성당 중고등부 학생들의 여름캠프는 예행연습조차 마치 병정

 

놀이같이 즐거웠다.

 

중학생,고등학생 그리고 선배들이 골고루 배정돼 20명씩 4개소대로 구성된

 

80명의캠핑중대4개소대는 저마다 깃발을 만들어 기차타기 연락선타기,

 

짐나르기 등.예행연습을 하고, 인천에서 바다를 건너 덕적도에 갔다.

 

거기에는 우리가 도저히 잊을 수없는 아름다운 추억이 있다.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하는님께서조차 기뻐하실 추억이...

 

이 이야기는 71~72년도에 덕적도 밭지름 해변에서 속개된 성당캠프에서

 

일어난 이야기다.

 

때는 72년,이미71년의 밭지름해변캠프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소문이

 

났던 까닭에 참석자들은 더욱 큰 꿈과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덕적도에는 널리 알려진 서포리해수욕장외에 숨겨진 좋은 해수욕장이

 

10여군데 있었다.

 

그중 한 곳인 ’밭지름’.폭이700미터는 됨직한 백사장을 끼고10여호 주민

 

들이 살고있다는 그곳은 외부와 교통이 차단되어 한적하기 이를데 없었다.

 

고갯길을 넘어야 하는 곳, 밤이면 불빚이 거의없어 백사장 모래알

 

만큼이나 많은 별들이 하늘에서 쏟어지는 곳...

 

외부와 차단된 곳에서 우리만 야영을 한다는 것이 한편으론 오봇하고

 

재미난 일이지만 다른쪽으로 생각하면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미처

 

생각지 못했다.

 

첫해는 야영하는 팀이 우리뿐이었기에 별다른 사고가 없어 끝났지만

 

두 번째인 72년에는 사정이 조금 달랐다.

 

소문이 났는지 인천에서 온 불량배들이 야영첫날 밤 캠프주위를 서성

 

거리더니 한순간 여학생 텐트를 습격했다.

 

우리는 보안훈련도 잘 되어있어서 그들을 금세발견했다.혈기 왕성한

 

우리남학생들 손에 붙잡힌 불량배, 그는 누가 말릴 사이도 없이 피투성

 

이가 되도록 얻어맞았다.

 

인솔신부님은 모르시는 가운데 수습에 나선 선배들이 피해자를 좋게

 

타일러 돌려보냈고 그것으로 일은 마무리됐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것은 사건의 시작일 뿐.

 

다음날, 아침 미사를 마치고 식사준비를 하는데 수상한 사람들 수십명이

 

전마선을 타고 밭지름에 상륙했다.

 

손에 손에 흉기를 든 그들은 야영지를 포위하고 자기네 동료를 구타한

 

학생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그들의 위세앞에 저마다 손에든 번뜩이는

 

흉기 앞에 우리 80여명은 얼어 붙어버렸다.

 

"어떤새끼가 이랬어!순순히 나오지 못해? 다 죽여버리기 전에 어서 자수해!"

 

왕초로 보이는 그 남자의 인상과 음성은 손에 흉기보다도 더 살기를 띠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공포에 질렸다.

 

그렇다고 누가 나설수도 없는 것이 한사람이 한 일도 아니었기어....

 

바로 그때 신부님께서 앞으로 나오셨다.

 

작달막한 키에 통통한 몸집,표정조차도 온순한 신부님.그들은 의아한지

 

매를 맞은 동료에게물었다.

 

"야!...너, 이꼰대한테맞았냐?"  "..."

 

우리에게 맞았던 불량배는 당황한 표정으로 말이없었고.....

 

그때신부님이 말씀하셨다."나는 이 학생들의 인솔자요.내가 때린 것은

 

아니지만 잘못된 일이있다면 모두 내 책임이오."

 

왕초는 신부님을 쏘아보더니 이죽거리며 쏘아붙인다.

 

"햐 이꼰대! 죽을 새끼는 딴 새끼인 모양인데 네가 왜 나서냐?이 꼰대야."

 

"꼰대! 대체 넌 뭐하는새끼야?"

 

"나는 천주교회 신부고 여기 인솔자요.여기 학생들의 모든 일은 내가

 

책임지게 되어 있습니다."

 

"책임을 져? 뭐 치료비 받으러 온줄아냐? 너 신부랬지? 이에은 이 눈에는

 

눈이라고 니들이 설교하지?

 

그거 맞냐?...우린치료비 나부랭이는 필요없고 우리애 이렇게 만든 새끼

 

죽이러 온거야....그 새끼만 내놔. 그럼 순순히 가주신다 그거야.

 

아니면 여기를 피바다로 만들거야.!"

 

"모든 책임은 내게있소 그러니 바로 내가 가해자요,나를 당신들손에

 

맡길터이니 여기학생들은 손대지 마시오."

 

"그래? 대신 죽어주겠다 이거지?햐 너깡 한번 좋구나,내 맘에 쏙 든다.

 

그러면 너 맞아 죽어도 여한이 없다 그거지?"

 

"좋았어 그럼 우선 여기 무릎 끓어.그리고 야! 너 이리와"

 

왕초는 턱짓으로 우리에게 맞은 불량배를 불렀다.

 

"너 말야, 이꼰대가 대신 죽어주겠다는데 이 야전삽으로 꼴통을 두쪽으로

 

내서 원 풀어줘! 단번에 끝내 새꺄! 이것도 못하면 어제 맞은 것같이

 

해서 너 죽은 목숨이라는것 알지?"

 

그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야전삽을 받아 들었다.작열하는 태양이 백사장을

 

태우고 있었다.

 

그 너른 바다에서 바람 한 점 불어오지않았다.치켜든 야전삽 끄트머리가

 

번득인다.

 

이곳 저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신부님은 무릎을 꿇은 채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신 표정이다.

 

"쳐! 쌔꺄!!" 누군가 소리쳤다.

 

"..."모서리를 치며 멈칫거리던 그 깡패는 돌연 결연한 표정이 됐다.

 

치켜든 야전삽이 허공을 가르며 떨어졌다. "타악"

 

"....??!!!!" 야전삽은 신부임 머리위에 떨어지는 대신 모래밭에 깊숙이

 

박혀있었다.

 

"으흐흐흐흐....용서하세요.!"

 

그 깡패는 이마를 모래밭에 파묻고 격렬하게 어깨를 들먹이며 오열하고

 

있었다.

 

신부님은 그 사람의 손을 잡으시더니 흐느끼는 그를 꼭 껴안으셨다.

 

80여 학생은 물론 포위했던 불량배들도 흐느끼고있었다.

 

바다는 푸르고 바람이 다시불었고 그 바람을 타고파도 소리가들려왔다.

 

태양은 흐느끼는 모든 이들 머리를 비추고있었다.

 

그 때 그 신부님,허락도없이  이 이야기를 써도 될까 무척 망설였다.

 

그러나 영적인 감동과 충격 그리고 이 시대에 약이 될 빛과 소금의

 

행적을 우리 몇 사람만 알고 덮어두는 것은 빛을 됫박으로 덮지 말고

 

등경위에 밝히라는 예수님 말씀을 거스르는 것이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맡겨진 양떼를 목숨걸고 지켜시는 진정한

 

’착한목자’를 주교님으로 뽑아주신 우리주 하느님의 의로우심을  찬미

 

하기 위해서라도 글로 남기기로 결심하였다.

 

 

글로리아박

 

 

 

 

                 가톨릭다이제스트 2월호 에서 옮김

 

 

 

 



305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