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레지오

2007년 1월호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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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마리애 [legio] 쪽지 캡슐

2006-12-28 ㅣ No.77

레지오의 원동력은 쁘레시디움

 


동료 단원 여러분! 새로운 도약의 새해를 맞이하여 풍성한 하느님의 은총이 충만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따뜻한 사랑과 위로와 격려로 지도해주시는 신부님, 수녀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항상 영육간에 건강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에 주님의 축복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해외 각국에서 주님의 복음을 세상 끝까지 전하기 위하여 땀을 흘리는 단원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와 위로를 드리며 주님의 평화가 가득하시고 꿈이 꼭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무슨 일이나 시작이 중요하듯이 올 한 해를 잘 살기 위한 첫 달에 우리 레지오 마리애가 더욱더 쇄신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달라져야 할까를 생각해 보면서 습관적이고 형식적으로 흐를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내용들을 교본을 바탕으로 살펴보려 합니다.

레지오 단원들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춥거나 덥거나,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도 할 수 없다는 핑계를 대지 않고 한결같은 끈기와 인내심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바로 레지오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레지오 정신은 주회합을 통하여 더 심화되고 단원들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켜 준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레지오 단원의 첫째 의무가 주회합에 규칙적으로 정각에 출석해야 한다고 한 것이 아닙니까? 주회합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단원들과 더불어 앉아 계십니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20). 주님께서 함께하시는 주회합은 위대한 공동체의 수련도장이며, 이 회합을 통해서 그분은 우리의 활동에 필요한 독특한 은총을 베풀어 주신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주회합은 레지오의 심장이며, 이곳으로부터 생명의 피가 모든 동맥과 정맥의 혈관으로 흘러들어가며, 레지오를 밝히는 전력과 동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로서, 레지오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을 제공해 주는 보화의 곳간이다󰡓라고 한 것입니다. 이러한 주회합을 단원들이 소홀히 한다면 마치 영혼이 없는 육체와 같아서 세속정신으로 물들게 되고 모든 어려운 활동에 있어서도 하느님의 잣대보다는 인간의 잣대로 쉽고 편한 쪽으로 기울어져 결국은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 무사안일주의와 타협주의로 흐르고 우유부단한 친목단체로 변질되고 말 것입니다. 변질된 쁘레시디움의 활동은 보고를 하기 위한 형식적인 활동이 되어 대상자에게는 감화를 주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주회합은 정성을 다해야 하고 교본대로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여기에서 레지오 정신이 성장한다고 했습니다.

사랑하는 동료 단원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추수할 일꾼들을 애타게 찾고 계십니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고 세상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드는 불쌍한 영혼들이 계속 늘어가고 있는, 이 가슴 아픈 현상들은 성모님의 눈시울을 적시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각 본당 예비신자 입교식에 오는 사람은 줄어들고 하느님과 등지고 교회를 떠나 쉬는 교우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어린양들을 사나운 이리 떼가 정신없이 물어가는 것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께서는 아흔아홉 마리 양을 남겨두고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나선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길 잃은 많은 양들을 누가 찾아나서야 하겠습니까? 종교가 타성에 젖고 물질만능주의에 빠지며 과학과 이성을 신격화하는 이 시대에 우리 레지오 단원들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힘찬 발걸음을 재촉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말로만 󰡐주님, 주님󰡑 한다고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야고보 사도께서는 행동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레지오 마리애는 말이나 지식으로만 신앙을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한 주간에 두 시간 이상의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하면서, 어떠한 어려움과 시련도 레지오 정신으로 극복해야 합니다. 레지오 정신의 핵심은 최고의 수준에 오르려는 노력입니다. 단원들을 크게 변화시키는 생명과도 같은 이 레지오의 정신은 아무나 들이마시라고 여기저기 공중에 떠다니는 것이 아니며 오직 노력을 통해서 얻게 되는 󰡐은총의 산물󰡑입니다. 이 정신은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수행하는 활동의 질적 수준과 방법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 깜박거리다가 결국 꺼져버리고 만다는 사실을 우리는 교본이나 경험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날로 활동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어려운 활동을 찾아나서야 합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활동이 십자가처럼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그 가치는 더욱더 높이 평가되는 것이며 거기에서 굳건한 신앙심이 생기고 동시에 세속에 대항하는, 끈덕진 싸움에 필요한 힘을 갖출 수 있게 됩니다. 참으로 풍부한 열매를 맺는 모든 활동의 밑바탕에는 반드시 자기를 모두 바치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합니다. 레지오 단원이 한계선을 정해 놓고 󰡐여기까지만 희생을 하고 그 이상은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바른 자세가 아닙니다. 정단원이라면 늘 더 어려운 활동을 찾아 반드시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며 또한 활동의 결과에 따라서 흔들려서도 안 됩니다.

레지오가 단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재력이나 개인적인 영향력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믿음입니다. 눈에 띄는 행동이 아니라 느슨해지지 않으려는 노력이며, 재능이 아니라 시들지 않는 사랑입니다. 거대한 힘이 아니라 한결같은 규율입니다. 레지오 단원의 봉사는 지속적이어야 하며, 위기를 맞더라도 바위와 같이 튼튼하고 변함이 없어야 합니다. 성공하기를 바라지만 일단 성공하면 겸손해야 합니다. 실패하지 않으려고 싸워야 하나 실패하더라도 낙담하지 않으며, 계속 싸움을 벌여 마침내 실패를 이겨내야 한다고 교본에서는 밝혀주고 있습니다.

우리 레지오 단원들은 항상 이런 넓고 깊은 복무 자세로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군대가 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며, 특히 간부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영성이나 샘솟는 열정이 단장은 단원들과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원들과 똑같이 생활해서는 단원들이 절대로 변화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임기 동안은 자기 개인적인 일보다는 레지오에서 주어진 직무를 우선으로 여기고 혼신의 힘을 다하여 수행해야겠다는 각오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교본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쁘레시디움이 잘못되는 원인은 단장이 직무를 게을리 했거나 통솔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단장이나 다른 간부들이 단원들과 똑같이 쉬고 잠자며, 하고 싶은 것 다 해서는 쁘레시디움이 절대 활성화될 수 없습니다. 교본에 󰡒단장은 쁘레시디움의 세부적인 모든 면까지 충실하게 운영할 책임을 레지오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다. 따라서 그가 위임받은 책임을 완수하지 못한다면, 이는 레지오에 대한 배신행위가 된다. 세속 군대에서는 이러한 배신행위를 반역이라 부르며 범법자로서 엄벌에 처한다󰡓라고 하였습니다.


평의회 간부 여러분! 특히 단장님!

간부는 백인 대장, 천인 대장들입니다. 간부 한 사람이 직무를 게을리, 또 소흘히 함으로써 그에게 맡겨진 백 명이나 천 명의 단원들이 무장을 해제하고 레지오 정신이 해이해져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오합지졸의 쓸모없는 군사들로 변질되는 일이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모두 다 바쁘고 어렵고 힘들지만 그리고 부족하지만 각자에게 주어진 직무는 곧 성모님께서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시는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순명하는 것입니다. 간부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 소신을 가지고 쁘레시디움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결함이 있는 쁘레시디움은 수시로 방문하여 바르고 건실하게 설 수 있도록 배려하고 지도해야 하며 열정이 불타오르는, 충성심 강한 레지오 단원들로 육성해야 합니다. 교육과 훈련이 잘 된 레지오 단원들은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책임과 의무에 소홀하지 않습니다. 또한 간부나 상급 기관의 요구가 있을 때, 자신의 감정이나 판단, 독립심, 자부심 또는 의지에 어떠한 상처를 입게 되더라도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각오로 순명합니다. 레지오 마리애의 조직력은 단원들의 순명에 있으며, 레지오라는 조직이 서 있게 하는 원동력이 여기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스도 신앙이 목표로 하는 모든 일의 원동력이 되게 하는 능력을 모든 쁘레시디움이 지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직장을 포기하는 결단력을 발휘하는 간부들의 아름다운 모습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동료 단원 여러분!

내가 하느님을 위해서 포기하는 만큼 그 자리를 하느님께서 몇 배로 채워주시고 항상 함께하시면서 모든 일을 도와주신다는 것을 체험하는 믿음의 한 해가 되어 성모님의 군사로서 열과 성을 다하여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건강과 평화가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_전재옥․베네딕토 | 광주 Se.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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