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4월 22일(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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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환 [franco2] 쪽지 캡슐

1999-04-22 ㅣ No.13

13:10 - 중부 경찰서에서 연락

      14:00에 어제와 같이 영장집행을 할 예정이다. 지하철 노조 집행부에게도 연락했다.

      어제처럼 불상사가 없도록 협조해 달라. 알겠다고 전함.

13:30 - 지하철 노조 집행부와의 만남(위원장, 부위원장, 사무국장, 주임 신부)

        오전의 대화에 대한 집행부의 답변

      1.성당측과 신자들과 그 외 이곳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성당측에서 강제로 나와도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이렇게 협의해줘서 고맙다.

      2.그러나 농성 천막의 축소와 주간 시위로의 전환은 어렵다. 우리의 입장도

        장기간 농성을 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우리도 최선을 다해

        어떤 방법을 토요일까지는 생각해 보겠다.

      3.노사간의 협상을 다시 시작하면 협상 장소를 성당 측에서 배려하겠는가?  

        성당측 요구

      1.  얼마든지 배려하겠다.

      2.  그러나 천막 농성만은 자제해 달라. 민노총도 발표한 바와 같이 지하철 노조의

        성과가 앞으로의 투쟁 방향의 척도가 될 것이라 했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주장

        하는 이곳이 성지라면 이 시대의 시위양상과 질서와 방법을 이곳 명동성당에서

        선도해 주었으면 한다. 왜냐면 여러분의 자세가 앞으로 계속 전개해 나갈 농성과   

        시위의 양상과 방법을 선도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공권력의 투입도 임박해오는 느낌이다.

        성지는 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모든 국민들의 마음이 만든 것이다.

        따라서 공권력의 투입은 명동성당이 성지이기 때문에 성지를 훼손한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마음을 짖밟는 것이다. 이번의 일로 그런 불행한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 모두는 여러분이나 정부나 우리까지도 국민에게 백배의 사죄를 해야한다.

        우리 역시 이러한 불행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과 희생을 감수하고 있다.

        어찌 그런일을 한쪽만 노력하고 희생을 강요하는가? 이제 이일은 앞으로 있을

        여러가지 행사들을 통해 결국 또 다시 국민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

          함께 노력해 보자.

          모두 공감을 하고 노력해 보자고 합의를 한 후 헤어졌다.

14:00 - 어제와 같은 형식으로 영장집행 절차가 무위로 끝났다고 보고 받음.

15:00 - 지하철 노조 파업과 명동성당에서의 천막 농성에 즈음한 "명동성당의 입장" 발표.

        (전문은 파일보기로)

16:50 - 민노총 산하 전빈협(전국 빈민 협의회), 의료보험 노조원 등과  

      한총련 학생등 400여명의 농성이 시작 되었다. 명동성당 언덕에 줄지어

      앉아 구호와 노래, 상황 보고등이 계속 이어진다. 고성등 스피커 4개가

      언덕 위 안내실 좌우로 설치되어 있다. 어쩌면 성능이 그렇게도

      좋을까? 저런 스피커 2대만 있다면 야외 미사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을텐데.....

        하지만 18:00, 19:00 미사 전에는 끝났으면 좋겠다. 아니면 스피커를

      아랫쪽으로 이동해 주면 좋으련만. 저 정도의 스피커라면 기도하는데

      분심을 줄 정도이겠다. 씁쓸하다.

        그러나 지금 시간 22:00이다. 어제처럼 서로를 격려하기 위해

      지금까지 노래도 부르고 위로하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 서로를 동지라

      부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른 시민들은 무어라 부를까?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온통 쓰레기 천지다.

      치울까? 아니면 지하철 노조의 법규부장(규찰부장)에게 부탁을 할까?

      기다려 보자 어쩌면 깨끗하게 정리할지도 모른다. 모두들 좀 있으면

      쉬겠지. 편안할리 없겠지만 마음이라도 평온한 밤이 되었으면 좋겠다.

23:00 - 의료보험 노조원 약 300여명은 이곳에서 취침을 할 준비가 된것

      같다. 내일 아침 일찍 복귀하겠지? 현저하게 농성 인원이 줄어든

      것일까? 아니면 7,000여명이 넘는 인원을 보다가 남아있는 인원을

      보니까 감을 못잡는 것일까? 어쨌던 피곤이 몰려온다. 두 눈이 감긴다.

      그래도 마저 글을 올려야지. 지금 시간이 23:35이다. 이제 얼굴마저

      달아올라 술 먹었으냐는 소리를 듣게 되다니.... 참.....

        벌써 5일째 평균 2-3시간의 취침으로 버티고 있다. 성당의 행사가

      원할하게 돌아가게 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노조원들과의 불상사를

      막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하느님! 절 손오공처럼 해 주세요. 머리털

      하나 뽑아 훅 불면 제가 많아지게요. 히- 괜한 기도를... 죄송합니다.

      그래도 밤이 깊어지니까 좋내요. 조용하고, 평온해 집니다. 모두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할 시간도 모자란데... 저도 그만 오늘은

      쉬렵니다. 나머지는 하느님께서 돌보아 주셔요."

        엇! 왠 노래소리... 그만!!!!!

첨부파일: 지하철 노조 파업과 명동성당에서의 천막 농성에 즈음한.hwp(28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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