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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덕/전례] 생각하는 글 -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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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한 [yunsh] 쪽지 캡슐

1999-06-02 ㅣ No.313

 

 

 

제가 아주 어렸을 때,

 

당신의 그 크신 손으로 저를 번쩍 들어 올려주시면

 

저는 세상을 보았습니다.

 

 

 

어느해 크리스마스에

 

산타는 없다고 칭얼대던 저를 위해

 

밤 늦게 들어오시며

 

슬그머니 제 옆에 놔 주셨던

 

조그만 장난감에

 

저는 믿음이라는 것과 꿈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약주를 많이 하고 오셨던 날..

 

기억하시는지요.

 

제 옆에 오셔서

 

'이제 이 녀석 다 컸구나' 하시며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었죠.

 

그리고, 한마디.

 

'나에겐 네가 정말 큰 힘이 되는 구나.'

 

지금까지도 저는

 

제가 아버지께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어찌 아버지께선 그렇게 생각하셨는지...

 

글쎄요, 제가 좀 더 자란 후엔 알 수 있을까요..

 

 

 

아버지.

 

제겐 여전히 큰손을 가지신 분이십니다.

 

예전처럼

 

그 커다란 손으로

 

저를 들어서 제게 또 다른 세상을 보여주셔요.

 

그리고,

 

항상

 

저를 믿으시듯 저도 아버지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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