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동성당 게시판

그곳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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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정희 [agnesa] 쪽지 캡슐

2000-01-06 ㅣ No.424

눈 냄새가 너무도 짙은 수요일........가슴을 적시는 따뜻한 겨울비를 맞으며...

아직은 덜 녹은 눈을 밟으며 성가병원으로 길을 나섰다.

 

약간 부담이 느껴지는 ’내가 과연 그들에게 도움이 될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

우리가 담당한 곳은 5층의 암 말기 환자들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그런 것을 알턱없는 난 무심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그냥 환자들, 부랑자들인가보다 하며, .... 냉장고 닦고, 설거지 하고, 그리고 또 무심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한차례을 잡일이 끝나고 나자 그곳에서 근무하시는 간호사님께서 한잔의 차를 권하며 내게 이야기 해주셨다. "이 곳에 있는 환자들 다를 얼마 못살아요. 모두들 한 6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어요...." 참 기분이 이상했다. 이 병동에 있으면서 그런 어두운 느낌을 환자들에게서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주담담해보이고 편안하게 보이는 그들의 모습....

 

나의 표정을 보시고 간호사님은 엻은 미소 지으시며 "처음에 그 분들 돌아가시고 그러면 밥두 못먹고 그랬는데, 이제는 돌아가시는 것 금방 지켜보구두 내려가서 밥먹구 그래요." 찬잔을 감싸고 있는 그 손이 너무도 아름다워 보였다.

 

그리고 그분의 눈빛속에 처음 환자들을 대하던 그때보다 더 많이 그들을 이해하고 애정과 사랑을 쏟으며 그들을 보살피는 구나 하는....

 

중환자실에 아기 암환자가 한명있다. 이제 2살쯤 되었다는..이름이 창일이라고,

1년전 이병원으로 올 때 아이의 모습은 금방 죽을 것 같아고 그런 상태였다고 한다. 헌데 그아이는 이제 얼굴색이 많이 좋아졌고, 일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넘어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무엇이 그 아기를 건강하게 만들고 또 그들의 모습을 죽음앞에서 그리 편안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것일까..... 간호사님들의 저 눈빛 바로 그것이구나 애정이 담긴 사랑과 보살핌, 그리고 많은 봉사자들의 관심....

 

그리고 아기를 돌보며 우유를 먹이고 있던 로사의 모습을 보며 19살 밖에 되지 않은 아직은 작은 어른인 로사지만 그 모습은 어머니의 모습처럼 따뜻하고 ...... (로사야 니가 참 아름다워 보였어)

 

봉사활동을 다니며 늘 느끼는 것은 참 많은 것을 얻고, 배우고 돌아오는 구나 하는 것이다. 나는 봉사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삶의 모습을 보고, 내 자신이 기뼈하고 즐거워 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 하지만 그들도 하느님의 사랑에 가슴이 너무도 따뜻해 함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 . . . 하느님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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