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목4동 자유게시판

가난한 우리안에 계신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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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진아 [danann] 쪽지 캡슐

2000-08-01 ㅣ No.23

안녕하세요......

면목4동 성당에서 2번째 주일미사를 드렸습니다.

첫 미사는 그야말로 천막(이라고 말하기에도 궁색한)에서 왠지 저미는 마음(?)으로 봉헌했지요...^^;

두번째 미사를 위해 엄마와 함께 가는 길에서도 걱정이 앞섰습니다...

비가 오면 어쩌나...한시간 내내 또 서서 미사를 드리게 되면 어쩌나..(의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거든요)  첫미사에 고생한 덕에 다들 다른 본당으로 가면 어쩌나 ...등등

 

하지만 막상 가보니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나무 막대로 지탱하던 협소한 천막이 보기에도 튼튼하고 넓은 철골 천막으로 지어져 있더군요. 게다가 2배가 넘는 의자들이 확보되어 있었고, 질퍽했던 흙마당이 시멘트로 깔끔하게 깔려졌구요... 게다가 조명시설까지 되어 있었답니다....

 

이렇듯 자랑을 하니, 무척 그럴듯하게 느껴지시겠지만 사실 객관적으로 본다면 아직도 너무나 협소하고 애처롭기까지 하답니다.....그러나......

모든게 여기저기서 얻어온 낡은 물건이긴 하지만, 전 미사를 드리는 내내 궁색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마치 가난했던 어린시절, 엄마가 아끼고 아껴서 새로운 물건(선풍기든, 냉장고든..)을 하나씩 장만할 때마다  온가족이 모여 떠들썩하게 즐거워하고 행복해했던 것처럼...

그저 마냥 부자가 된 느낌....

짧은 시간동안 묵묵히 그 힘든 일을 해내셨을 누군가를 생각하며...참 넉넉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가난하기 그지없는 우리 안에 주님이 계심을 깨닫습니다...

 

말그대로 맨땅에서 성전을 일구어야 하실 신부님..   매 미사마다 남모르게 수고하시는 형제,자매님들.. 흙먼지 날리는 속에서도 기쁜 마음으로 미사를 드리는 우리들 안에 주님이 계셨습니다...

혹시 내 옆에 앉아 계셨던 분인지도 모르겠네요. ^^

 

부족함이 없더라면 무언가 주어졌을 때의 기쁨과 감사를 모르겠지요...

그래서 우리 면목4동 본당은 더 은혜로운 곳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힘든 일이 많겠지만 모두들 힘내서 분열없이 온마음으로 모이는 성당이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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