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작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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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1동성당 [suyu1] 쪽지 캡슐

2006-02-20 ㅣ No.503

 

 

오랜 전 오스트리아 유학 시절 이야기 입니다. 초등학생 정도의 두 아이들을 두고 있는 부모였는데, 남편은 한국의 대학에서 자리를 갖고 있었는데 유학을 왔다고 했습니다. 딸 아이가 정박아였기 때문이지요. 한국에서는 그 아이를 치료하자면 많은 돈이 들어야 했는데, 사회보장제도가 잘 된 오스트리아에서는 그렇지가 않기 때문에 대학에서의 교원 자리를 포기하고 유학을 나왔다고 했습니다.

어느날 그 집에 식사 초대를 받아 갔는데, 딸 아이가 참 부산하게 행동을 하더군요. 미리 부모에게 얘기를 들은 것이 있기에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식사를 다 마치고 후식을 먹을 때 부산하게 움직이던 딸 아이가 갑자기 냅킨을 들고 아빠 입 언저리 묻은 음식 부스러기을 닦아 주었습니다. 그것을 본 아이 엄마가 거의 목이 메어서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신부님, 우리 저 아이에게 큰 기대를 안했습니다. 하지만 저런 것 때문에 삽니다." 그저 속을 썩이기만 하는 아이라서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가끔씩 부모에게 보답하는 작은 행동을 보여서 그나마 큰 힘이 된다는 말이겠지요. 

우리 부모님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작지만 큰 선물을 드려보는 것은 어떨지요? 중요한 것은 외적인 선물의 크기가 아니라 사랑의 마음입니다. / 손희송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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