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게시판

다시 성탄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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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레사 [10.1teresa] 쪽지 캡슐

1999-12-25 ㅣ No.221

내가 어렸을 때

아기 예수 오시는 성탄절엔

밤새 함박눈 펑펑 내려 쌓이고

새벽별 초롱초롱 눈길을 걸어왔다

마을 교회당에선 풍금소리 드높이 울리고

아이들은 밤늦도록 노래불렀다.

 

이제 세월이 지나고 나이먹어도

아기예수 오시는 성탄절엔

눈위에 눈을 밟고 루돌프 사슴 한마리

귀 쫑긋 세우고 그림처럼 먼길달려올 것 같고

은방울 금방울 수정방울 온 세상 방울들이

일제히 소리내어 울릴 것 같고

내 마음 숨은 골짜기에선

맑은 샘물 한 줄기 솟아날 것 같다.

 

이 새벽 어느길을 어떻게

그 옛날 오시던 아기예수님

눈 속에 눈처럼 피어나는 수선화 꽃잎 같은

발자국 찍으며 다시 오실까

새 천년 새 아침을 열러 오실까

 

일어나 머리맡에 촛불을 켠다

문득 이슬같은 눈물 한 방울

솟아나는 아침

                         -홍윤숙 데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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