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엄마의 편지(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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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범 [yunbumk] 쪽지 캡슐

1999-11-24 ㅣ No.791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많은 분들의 염려와 사랑의 기도 덕에 연범 안드레아가 화요일날 퇴원을 하였습니다

지난 주 화요일날 한달까지도 바라다 보았는데 경과가 좋다며 이제 집에 가도 될 듯하다며

월요일날 말씀을 해 주셨지요.

그래도 2주일간은 문밖으로 나가지 말 것과

그 뒤에도 아주 조심스럽게 학교에 다니라고 하더군요.

연범의 표현대로

"엄마 가만히 책상과 의자에만 앉아 있으래요"

이렇게 제 사랑과 저는 함께 집에서 만났습니다.

11월 5일 입원한 이래 저는 처음으로 집에서 잠을 잤습니다.

제 사랑과 함께요.

지난 일요일 밤에는 아이를 품에 앉고 병원 창밖의 노을을 아주 오래도록 바라다 보았지요.

연범아 너무나 아름다운 하느님의 예술품을 감상 하자. 하느님은 어쩌면 저렇듯이 인간이 만들어 놓은 물건들까지 그림에 포함하여 저토록 큰 예술품을 날이면 날마다 바꾸어 가며 만드실 수가 있을까?" 하니

연범 왈

"그거야 당연하죠 하느님은 가장 위대한 예술가이시잖아요"

우리는 아주 오래도록 해가 저 집들 너머로 넘어갈 때 까지 꼭 안고서 하느님의 예술품을 넋을 놓고 바라다 보았지요.

그리고 월요일 오후에 우리는 "내일 퇴원할 수 있다"는 복음을 들었고

미처 준비하지 않은 일이라

그분이 우리에게 주시는 커다란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그 밤에 잠이 들었지요.

정말로 여러번 깨서 창밖을 바라다 보았습니다

깊은 밤에도 전 하느님의 예술을 감상하였지요.

창틀은 그림의 액자였고

큰 액자에 정말로 커다랗고 밝은 보름달이 그렇게 덩그마니 놓여 있더군요

’ 이 밤이 지나고 나면 우리는 이곳을 떠난다’

그렇게 설레이는 하루를 지나고 전 언제나처럼 출근을 하였지요.

오후에 입원이래 처음으로 집으로 퇴근을 하였습니다.

그곳에 ’내님’이 와 있었습니다.

비록 긴 시간의 집안 생활이 있어야 하고, 조심해야 할 것도 많고, 재발의 위험도 있지만

지금의 이 정도에서 저희 가족이 이곳에 함께 있게 하여 주심에 정말로 감사를 드립니다.

밤에는 온 가족이 모여 묵주 기도를 하였지요.

그리고 그 아이를 안고 잠이 들었지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일상의 삶-걷고 뛰고 학교에 가는 그 자체가 얼마나 큰 행복인가를 또한 알게 하여준 아주 좋은 깨달음의 시간이려니 합니다.

가족이 모두 모여 기도 드릴 수 있음에 너무나 행복에 겨웠던 밤이었습니다.

더욱 많이 노력하며 살겠습니다

언제 어느곳에서라도 늘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픈 이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무엇도 할 수가 없지요.

늘 그 이웃의 행동을 그분은 보고 계심을 압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좀 더 조심하며 살겠습니다.

이제 곧 연범이가 집에서 추기경님께 글을 쓰겠지요.

안젤라 자매님 감사 합니다

자매님의 관심이 제게 큰 힘을 주었지요.

너무나 가슴이 아퍼 차마 글을 못쓰고 있을 때

자매님의 글을 보고서야 지난번의 편지를 쓸  수가 있었답니다.

곧 더욱 기쁜 소식을 보낼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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