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성당 자유 게시판

하느님은 언제나 나를 기쁘게 해주십니다.

인쇄

신연임 [yeoneea] 쪽지 캡슐

2001-01-08 ㅣ No.1446

12월 9일 세례를 받고, 후속 4주동안 교리를 받으려 아침 9시 반까지

성당에 나와야 했다.

솔직히 성당과 집과의 거리가 한시간 반이나 걸리기때문에 성당에 아침 일찍 나왔다 집에 가면 한나절이라는 시간이 다 지나가버렸다. 연말이라 회사일로 정신이 없고, 설상가상으로 아버지가 병원에서 퇴원하신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또 어머니과 교통사고로 성탄절을 며칠 앞두고 입원하게 되셨다.

회사일에 집안일, 퇴근후 병원까지 가야 했기에 난 4주 후속 교리가 부담스러웠고, 세례 받고 은총을 많이 받기만을 기대했던 난 하느님까지 원망스러웠다. 성탄전날 난 후속교리를 받으려 성당에 가야 하나 아님 어머니 간호를 해야 하나 무척 망설여졌고, 마침내 하느님한테 넋두리라도 해야 겠다는 생각에 성당으로 출발했다. 성당으로 가는 한시간반동안 난 눈물이 나왔다. 왜 내가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나! 그 많은 사람들중에서 왜 하필이면 나야! 버스에서 내려 성당으로 걸어 가는 길에 난 눈물때문에 고개를 떨구고, 땅만 바라보고 걸어 갔다. 성당으로 들어 가는 골목 입구, 바닥에 이천원 지폐가 떨어져 있었다.

난 서스름없이 그 돈을 주웠다. 사람이 얼마나 간사한 마음을 가졌나?

난 이내 돈 이천원을 주운것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이렇게 기도 드렸다. 하느님이 저의 기분을 풀어 주려고, 이천원을 줍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이천원을 잃어 버린 사람은 기분이 나쁠

테니 하느님이 그 사람한테 두배의 축복을 주십시오.

기도를 하고 난후 성당으로 가는 걸음이 왠지 가볍지 못했다. 돈은 내가 가졌으면서 축복은 하느님한테 주시라고 기도 드린 내 자신이 왠지 이기적인 것 같아 보였다. 난 생각을 고쳐 "그래, 난 돈을 주워서 기쁜 걸로 만족해. 이 돈은 헌금을 하자" 내가 준비해온 헌금과 함께 봉투에 넣었다. 미사예물을 봉헌하기 직전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맞어. "내가 아까 돈을 잃어 버린 사람한테 하느님께 두배의 축복을 빌어 줬지. 근데, 난 그 사람이 잃어 버린 돈만 헌금을 하고 나머지는 하느님의 몫으로 돌려 놓았어" 이건 나의 기쁜 마음에 대한 대가론 너무 부족한 것 같았다. 그래서 난 다시 내 지갑에서 이천원을 꺼내서 함께 봉헌했다. 이제 마음이 홀가분하고, 기쁘다.

그렇다. 하느님은 언제나 우리들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시는 분이다.

다만 우리가 그분의 노력을 모를뿐이다.

하느님은 언제나 나를 기쁘게 해 주시고, 나도 지금부터 그분을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

첨부파일: 발자국.ppt(113K)

55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