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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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셉피나 [xone2] 쪽지 캡슐

2000-12-11 ㅣ No.1953

 

 종가집 종손의 며느리로 시집 갔으니 남의 집 대를 이어 주어야 하는데 하시며 병중에도 걱정을 해주신 친정어머니 의 말씀이셨다.

 

 그런데 어머니의 삼오제 날 세상에 나온 아들이 태교탓 ?) 으로 늘 울음이 많았다.

 

 남자답게 커주었으면 하는 바램에 흙장난을 하건, 놀다 종아리에 피가 나던 요란 떨지 않고 그냥 더 담담히 무심 한 엄마의 역할을 했다.

 

 이런 나의 태도에 시댁에서 듣는 소리가 있어서 인지 엄마는 "너무 장손을 무시 해∼”라고 말을 했지만 그도 이런 엄마의 깊은 뜻을 알 날이 있을 것일라 생각한다.

 

 새끼 사자의 첫 외출지가 절벽이고, 아빠 사자가 떠밀어

살아남은 사자만 키운다는 글을 본적 있지만 차마 자식을 절벽에서 떨어트릴 수 있는 그런 모진 마음은 가지고 있지를 못하다.

 

 아직 눈에는 아기 같은데 선배 형들이 군대를 간다고 송별식 때문에 늦었으며,  딱 술 한잔 했다며 발그스럼한 얼굴로 와서 이 엄마를 안아 들고 돌리며 세상에서 제일 예쁜 여자라니...

 

 술 못하는 체질을 닮아 겨우 술 한 모금 마셨겠지만 하지만 이제부터 세상을 알아 가야함에 엄마는 걱정이 먼저 앞선다.

 

오늘부터는 사복을 하고 학교에 가도 된다며 후배들에게 갖다 줄것이니 교복을 다 챙여 달라고해서 교복을 챙겨 주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인정이 있는 것은 가르치지 않았어도

혼자 남에게 배풀줄 아니 고마운 생각도 든다.

 

 교복을 손질하는데 참 많은 생각, 만감이 교차했다.

 

이제 다시 돌아오지 않는 아들의 고교 학창시절.구구단을 못 외운다고, 시험 점수가 낮다고,  일기를 밀리며 쓴다고 , 선생님의 말씀을 귀 담아 듣지 않고 왔다고, 왜 남자답 지 못하게 구냐고 매도 들고 혼도 내고 했던 일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간다.

 

 혼이 나면 가출을 꿈꾸며 나간다고 나간게 겨우 대문 밖이고 가지고 나간 물품이 자기에겐 가장 소중한 딱지 상자 였었다고 고백을 했을 때 말하는 아들도 웃고 나도 웃었다.

 

 이제 자기도 성인이 되었고 대학생이 될것이니까 엄마 걱정 마시라고는 하지만 아들아 너 아직도 이 엄마의 눈에 어린 아들이란다.

 

 함께 놀러온 아들의 친구가 가끔 아들이 어린 아들이 아님을 실감케 해주긴 하지만 ......

 

 엄마의 마음 한편에 아들이 수사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는걸 아직 말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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