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7월 19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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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환 [franco2] 쪽지 캡슐

1999-07-20 ㅣ No.128

11:30 - 현재의 천막농성단은 에바다 1동, 현대중기(기아특수강) 1동, 전대기련 1동이다.

      오늘은 각 천막의 대표들을 만났다. 그러나 현대중기는 자리를 비웠다.

        에바다 : 그동안의 일의 진척에 대해 물었다. 에바다의 대표는 현재 일의 진행상황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한다. 그동안 성당측의 배려로 천막농성에 돌입한 후, 가톨릭

      인권위원회를 비롯해 여러 단체들의 도움을 받았으며 현재 국회와 청와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명동성당에 천막을 치고 있던 19일

      동안의 얻은 결실이라는 것이다. 일의 진척이 있어 기쁘다고 말한 후, 향후 일정에

      대해 물었다. 성당측과 약속한 대로 내일(20일) 철수할 예정이란다. 오늘 밤에

      정리집회를 갖고 철수 할 예정이란다.

        무엇보다도 약속을 치켜줘서 고맙다. 휠체어를 타고 뒤에서 밀어주고, 목발을 짚고  

      힘겨워 하며 한 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성당언덕을 오르내리던

      그들이었다. 그동안 성당경내에서의 질서도 무척 잘 지켜주었다. 어떤 사람들은

      장애인에게 천막을 빌려줬다간 큰일난다(장애인들의 고집과 피해의식에서 오는

      막무가내식의 봉변)고 까지 했지만, 그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 정상인들 보다도

      더 의연하게 질서를 지키며 천막농성을 해 왔고, 또한 정상인들 보다도 오히려 더 신의

      를 잘 지켰다. 그들의 농성 또한 신념을 가지고 철저하게 투쟁해 가고 있다. 그들이

      이제 떠난단다. 아무쪼록 에바다의 문제(장애인 시설에 대한 비리와 장애인들의 인권을

      무참히 짖밟아버린)를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풀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느님!

      참 의연하지요? 정상인이라 자부하는 사람들 저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으면

      좋겠군요. 그들의 신뢰와 그들의 의연한 투쟁의 모습은 참 아름답죠?

      글치만 이 무더위에 저렇게 애쓰는 모습이 안타깝군요. 하느님 아버지!

      저들을 꼭 돌보아 주시고, 저들의 가슴에 따듯한 희망이 가득찰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셔요. 그래서 세상은 당신의 정의가 살아 있고, 살아가기에 충분한 사랑이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전대기련(전국대학생기자연합회)의 3명의 대표와도 만났다.

      먼저 약속을 지키지 않아 실망스러웠다고 전하고 맨 처음 만났을 때 했던 이야기들을

      상기시켜 주었다. 학생들도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하여 사과를 했다. 또한 이곳

      저곳 자신들이 묵을 곳을 찾아 다니기도 했었다는 이야기와 그렇지만 여의치 못했다는

      점과 현재 명동성당에서의 천막농성이 자신들이 생각하기에는 너무도 사치스럽게

      느낀다고 까지 말한다. 수도며 전기, 천막까지..............

        면목은 없지만 28일까지 있게 해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후배들의 부탁이고 그들

      나름대로의 뜻과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지만 성당의 사정이 그렇지 않다고

      설명해 주었다.

        천막은 거두어서 청소를 한 후, Work Camp를 떠나는 청년들에게 주어야 하고, 이

      곳은 민주화의 성지 이전에 종교시설로써 신자들이 기도하는 곳이기에 학생들이 MT나

      혹은 학습의 장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말해 주었다. 그러니 20일 에바다가 철수하는

      날 함께 철수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들도 이해를 하는 듯 했다. 그 중의 한 학생이

      좀 난처한 기색을 하면 그렇다면 21일 철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현재

      전대기련의 대표 학생이 집안에 일이 생겨 집으로 내려가 현재 여기에 없기 때문에

      스스로 결정하여 떠나기가 쉽지않다는 것이다. 대표학생의 어머니가 암이라는 것이다.

      그 대표학생이 21일 상경하면 철수하겠다는 것이다. 그것까지야 어떻게 안된다고

      하겠는가! 그럼 21일 철수하기로 하고 다음에 다시 만나자고 한 후, 헤어졌다.

        하느님!

      모두 딱하지요? 어제 어느 TV에서 방영했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진실을 말했다가 직장과 가정을 잃고 끊임없이 방황하며 그 외로움과 고통을

      이겨내려고 끊임없이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어쩌다 이 나라가 이지경까지 갔나요?

      진실과 정의가 살아있는 그래서 부정부패가 자리할 수 없는 그런 날은 언제나

      가능할까요?

      휴~~~~ 답답하지만 그런 나라가 되도록 모두 힘써야 겠지요?    

 

00:20 - 성당언덕의 계단에 50여명의 에바다 사태 해결을 위한 투사들이 질서정연하게 앉아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투쟁일정을 발표하는 명동성당에서의 천막농성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전대기련의 천막에는 20여명의 학생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모두 편안한 밤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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