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동성당 게시판

난 내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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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수 [cutysoda] 쪽지 캡슐

1999-07-17 ㅣ No.242

 언제나 잊고 살려고 노력하지만 잘안돼는건 내가 싫다는 것이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고 하는데... 왜 나는 내가 싫은 것일까??

 내가하는 행동들 내가 남에게 비추어지는 모습 내 겉모습 내가 나에대해 느끼는 것들... 모두 하나같이 형편없는 모습들이다. 그래서 나에대해 자신이 없어지고

남들앞에 서기가 두려운지도 모르겠다... 고2 끝날때쯤.. 한 열명이 넘게 몰려다

니던 친구들과 싸웠다.. 아니 싸운거라고 할수도 없다...

고3때 나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따"라는 아이였다.  그 싸운 아이들뿐만이니라 그냥 모르던 아이들까지도 나와 말을 하지 않았다.. 나와 얘기를 해보지도 않고 나를 이상한(?)아이로 취급하는것이 웃기다고 생각했지만... 나였어도 따가 내가 아니었더라면 충분히 그런태도를 취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내가 아무리 잘못한게 없다고 해도 내가 아이들에게 따를 당했음엔 내자신에게 정말 무슨 남에게 안좋게 보이는 어떤 행동들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생각이 든후부터는 내가 내모습에 만족할수 없음이 커져버린것 같다.

고3때는 얼아나 악으로 버텼는지 모른다. 매번 체육시간에 운동장에 나갈때 친구들이 달랐다. 얼마나 많은 아이들에게 ( 소위 말하는) 잘 붙었는지 모른다. 초등학교때도 어떤아이가 먹을것을 가지고 있을때 또 다른 어떤 꼬마가

" 나 그거 하나만..."

하던 모습을 보고 대단히 경멸에 찬 눈으로 바라보았는데.. 그런 내가...

그래도 참았던건 (그때는 공부밖에 할 수 있었던게 없었으니까..) 그 아이들에게 공부로써 너희는 나와는 다른 부류 라는걸 보여주고 싶었기때문이다. 비록 결과는

가톨릭대학에 그쳤지만...

요즘에 가끔 그런 분위기-그냔 소외되는 듯한 분위기-에 과민반응을 할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경험은 참 무섭다라는 생각을 한다. 그때가 얼마나 치떨리게 싫었으면 그런분위기 좀 드는것에 무슨 슬픈일이라도 생긴양 반응하는지...

나 자신을 사랑하고 싶다. 그럼 좀더 자신감도 생길꺼고 사소한일 정도는 웃어 넘기는 여유도 가질테니까. 그때가 언제가 될른지는 몰라도 내가 그런 맘을 갖는다면 그건 내가 컸다는 증거겠지.....

믿음이란 참으로 중요하다는걸 느낀다. 혹시라도 내가 "따"의 경험이 있다는걸 알고 나면 고3때 아이들 처럼 나를 버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때문에

이런얘기 남에게 하는걸 죽어도 싫어하는데.... 이렇게 하는걸 보니 말이다.

내가 이런 내 허물을 고백할수 있다는게 벌써 내가 컸다는 증거일까???

오늘도 소외감이라는것이 나를 괴롭혔다. 이젠 좀 태연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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