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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매일미사 소식 8호]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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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준 [praxis] 쪽지 캡슐

2009-04-13 ㅣ No.9264

용산참사 희생자 추모미사 소식
제8호 | 2009년 4월 13일
용산참사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매일미사
이명박 정부가 용산참사에 대해 회개하고 참사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매일미사는 계속됩니다.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 일시 : 매일 저녁 7시(일요일 제외)
■ 장소 : 참사 현장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2번출구-직진)


미사소식

1. 용산참사 희생자와 함께하는 부활현장미사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부 빈민사복위원회(위원장 이강서 신부)는 예수부활대축일인 4월 12일 오전 11시 용산참사 현장에서 부활현장미사를 봉헌했습니다.


▲ [출처] 가톨릭뉴스 지금여기(www.nahnews.net)


▲ [출처] 가톨릭뉴스 지금여기(www.nahnews.net)

2. 부활성야미사


▲ 문정현 신부는 연행되거나 체포되기 전에는 긴장되다가 막상 당하면 편안해진다며, 그 평화를 나눠보자고 이야기했다.(사진/고동주)

4월 11일 토요일, 용산참사 현장에서 문정현(전주교구), 오기백(성골롬반외방선교회, 박병석 신부(인천교구)의 집전으로 예수 부활 대축일 부활 성야 미사가 열렸다. 미사 전 추모문화제에서 집회 해산 방송을 반복하던 경찰들도 부활 성야 미사의 진행 중에는 방송을 멈췄다.

"오, 참으로 복된 밤, 하늘과 땅이 결합된 밤, 하느님과 인간이 결합된 밤!" 어둠을 물리치는 빛의 예식으로 부활 성야 미사가 시작됐다. 부활초에서 옮겨붙은 촛불이 미사 참례자들에게 나눠지면서 어두웠던 용산4구역이 다시 밝아졌다. "기뻐하라. 자모이신 성교회..." 부활찬송기도문이 울려퍼지는 용산, 거룩한 교회가 이곳에 자리잡는 듯 했다.

에집트를 탈출하던 백성들이 홍해를 가르고 하느님의 천사로 인해 마른 땅을 밟는 동안 죽음과 생명이 뒤바뀌는 놀라운 광경을 참석자들은 상상했다. 그들은 새로운 땅으로 갈 것이다. 화답송으로 <그날이 오면>이 흘러나왔다.

"한밤의 꿈은 아니리 오랜 고통 다한 후에
내 형제 빛나는 두 눈에 뜨거운 눈물들
한 줄기 강물로 흘러 고된 땀방울 함께 흘러
드넓은 평화의 바다에 정의의 물결 넘치는 곳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내 형제 그리운 얼굴들 그 아픈 추억도
아아 짧았던 내 젊음도 헛된 꿈은 아니었으리
그 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내 형제 그리운 얼굴들 그 아픈 추억도
아아 피맺힌 그 기다림도 헛된 꿈은 아니었으리
그 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강론에서 문정현 신부는 "우리는 예수부활대축일을 준비하면서 서로 발을 씻겨주고 십자가의 길을 걸으면서 당신 하셨던 것처럼 그렇게 사랑하겠노라고, 가난하고 소외받고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특별한 연민을 갖고 살겠노라고 다짐한 것"이라고 말을 시작했다.


▲ 사진/김용길

그는 칡흙같은 어둠이 깔린 가운데 세상을 밝혀줄 빛은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빛의 예절이 단지 연극인지, 상징인지, 실제인지 물었다. "그렇다. 이것은 상징이다. 어둠을 뚫고 빛을 밝히기 위해 수난의 길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순교해야 한다는, 예수처럼 십자가에 못박혀 죽어야 한다는 상징이다. 그러나 이 상징은 실제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문정현 신부의 음성은 점점 떨려왔다. 용산에서 죽은 자들에 대한 연민이 복받쳐 올라왔는지, 아니면 이 밤에 너무 기뻐서 그런지 알 수 없다. 문 신부는 용산참사를 다룬 <여기 사람이 있다>라는 책을 소개하며, 그 책 첫장을 넘기면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둘째장을 넘기면서 가슴이 저려왔다고 했다. 여기서 "물러설 수 없는 진실을 만났다"고 했다. 그는 용산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상생의 길이며 용서와 화해의 길이라고 일갈했다.


▲ 사진/김용길

그날 무덤 주변에는 경비병들이 삼엄하게 지키고 있었으며, 제자들은 다 도망가고 몇몇 여자들만이 남아 있었다고 전한다. 여자들이 마침내 부활절 새벽에 무덤에 가니 돌문이 활짝 열려있고, 예수는 거기에 없었다. "예수는 무덤에 갇혀 계실 분이 아니다"라고 문 신부는 말했다. 막달레나는 이를 보고 쏜살같이 제자들에게 알리고, 제자들이 가보았으나 정말 예수는 무덤에 계시지 않았다. 예수를 만나려면 고난의 땅 갈릴래아로 가야 했다. 그분은 그곳에 계시다.

문정현 신부는 성야미사가 진행되는 장소 앞에도 뒤에도 옆에도 위에서도, 가까이에도 멀리서도 삼업하게 지키고 서있는 경찰들을 가리키며, "경찰이 이렇게 철저히 봉쇄하고 있다. 진실이 드러날까봐 두렵기 때문"이라면서, 제자들이 시신을 훔쳐갔다고 말하는 것은 이제 소용이 없는 짓이라고, 철거민들과 전철연이 자해공갈단이요 떼쟁이라고 뒤집어 씌운 것은 잘못이라고, 이명박 정권과 그 하수인들이 이들을 죽였다고 선언했다. 이어 "진실은 결국 만천하에 드러날 것"이라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 밤도 이 세상도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수는 국사범, 신성모독죄로 죽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를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거룩한 분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철거민들은 살기 위해, 소통하기 위해 망루에 올라간 것이다. 내 말 좀 들어달라고..." 하면서 앞으로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용산 참사 현장에서 계속 매일미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진실이 밝혀질 때 이 곳이 곧 거룩한 땅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전경들을 만나더라도 다투지 말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저들이 깨닫게 하소서"라고 고개 숙여 인사하라고 당부했다. 그렇게 끝까지 가자고 제안했다.

이 날 미사 후에는 부활 달걀을 나눴다. 문 신부는 이 달걀이 톡 터져서 새 생명이 솟아남을 의미하듯 "용산참사의 진실이 톡 터져서 알려지도록 모두 달걀을 드시"라고 말했다. 또한 유가족들은 경찰들도 고생을 한다며 부활 달걀을 나눠줬다.


▲ 사진/김용길

4월 12일 일요일,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주최로 봉헌된다. 미사 후에 참석자들과 점심을 나눌 예정이다.

※위 기사와 사진의 출처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www.nahnews.net)입니다

3. 죽음의 참사 현장에서 진행한 십자가의 길

성금요일에는 용산참사 현장에서 '십자가의 길'이 진행되었습니다. 아래는 참사 현장 곳곳을 돌아보며 마친 기도문입니다.


▲ 사진/김용길. [출처] 가톨릭뉴스 지금여기(www.nahnews.net)

+ 주 예수님,
◎ 잘 사는 나라만을 위한 개발에 맞서다
희생되신 분들과 그들의 아픔에 슬퍼하시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함께 짊어지고자 합니다.
이 참사가 저희들의 욕망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도 잊지 않게 해주시고
회개하도록 은총을 내려주십시오.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깊은 절을 하며)

재벌과 용역 그리고 공권력이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던 이들에게 사형선고를 내렸습니다. 잘 사는 사람들만을 위해, 온 국토를 난도질 하며 없는 이들을 쫓아내고 죽이고 있습니다. 그들의 부당한 사형선고에 저항하다 희생당한 영혼을 위로하소서.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내 삶의 멍에는 왜 이다지도 무겁고 힘겹기만 합니까?
정말 휘어져 꺾여버릴 듯 고통의 연속뿐인 생활들
고개들어 바라보니 십자형틀 지고서 당신 함께 가시나이다.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사진/김용길. [출처] 가톨릭뉴스 지금여기(www.nahnews.net)

제3처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고 이상림씨는 한 자리에서 27년간 돼지갈비 장사를 했습니다. 1년 반 전 막내아들 내외에게 맡겨 호프집으로 리모델링을 하였습니다. 매일 새벽 가게 앞을 쓸고 닦는 일로 시작한 이상림씨가 막내아들 내외와 함께 살던 셋방도 가게가 있는 건물 옥탑에 있으니 이번 개발로 집과 생활터전을 다 잃게 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누가 자신의 권리를 위해 저항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는 그 칠십 노구를 이끌고 망루에 올랐다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까맣게 불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막내아들 이충연은 아버지 와 함께 망루에 있다가 무릎인대가 파열되고 유독가스로 인한 폐협착으로 입원해 있다가 구속되어 치료도 제대로 못 받아 다리를 굽히지도 못하는 지경이 되고 말았습니다. 남편을 잃은 어머님은 면회만 다녀오시면 막내아들까지 어디 잘못되지나 않을까 한숨으로 밤을 지샙니다.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4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고 이성수씨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분이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두 달이 지났는데도 가족말고 후배들이 영안실을 자주 찾으십니다. 이 가족은 13년 전에 용인 수지 에서 철거를 당하셨답니다. 그때도 투쟁을 했는데 받은 보상금으로는 수지에서 살 수 없어 성남으로 옮기게 되셨다고 합니다. 노점상을 하시며 살고 계셨는데 3년 전 살던 집이 두 번째 철거가 되어 네 식구가 천막을 치고 살아오셨다고 합니다. 한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살던 지을 철거당한 이의 심정을 우리가 감히 짐작이라도 할 수 있을까요?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사진/김용길. [출처] 가톨릭뉴스 지금여기(www.nahnews.net)

제5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고 윤용헌씨는 철거민들에게 그렇게 인기가 좋은 분이었다고 합니다. 누구에게 싫은 소리, 큰 소리 한번 하는 법이 없었고 궂은일은 도맡아서 하는 든든한 오빠, 형 같은 분이었다고 합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큰아들이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를 추모대회에서 낭독했을 때 대회 참가자들과 기자들 중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서울 순화동에 있던 집과 가게가 철거되어 생업도 잃고 집도 잃었습니다. 고등학생 상필이는 영안실에서 일어나 가방대신 걱정과 눈물을 등에 지고 등교를 합니다. 숙제할 공간도 없어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겨우겨우 숙제를 합니다.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6처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림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세상의 정의와 겨레의 통일을 위해 일하는 이들을 비웃고
노동자·농민·도시빈민들의 몸부림을 외면할 때
유심히 살펴보니, 피땀으로 울부짓는 당신 얼굴이 거기 함께 계셨나이다.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7처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고 양회성씨는 여기저기서 빚을 얻고 전재산을 털어 넣어 용산에 복집을 차렸습니다. 두 아들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일식조리사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만간 온가족이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꿈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에게 철거와 재개발은 평생의 꿈을 바로 목전에서 앗아가는 절망적인 일이었습니다. 평생 요리만 알고 살던 양회성씨는 하연 조리사 복장대신 파란색 우비를 입고 망루에 올라가게 된 것입니다. 장성한 두 아들 중 둘째는 2주 전 추모대회에서 경찰방패에 맞고 바닥에 깔려 무릎연골이 파열되었습니다. 무릎 수술을 하고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목발을 집고 아버지 곁에 있겠다며 영안실로 돌아왔습니다.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춤꾼 김미선 씨가 고인의 생전 일터 앞에서 살풀이춤을 추고 있다. [출처] 가톨릭뉴스 지금여기(www.nahnews.net)

제8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의인의 고난에 함께 슬퍼하고 울어주는 자
가진 것도 힘도 없는 민초들 뿐이구나.
사람들아, 나를 빼앗겼다고만 생각하지 말라
너희들 자신이 내 몸이 되어라.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9처 예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고 한대성씨는 조용하고 묵묵한 분이셨다고 합니다. 수원 신동의 집이 철거위기에 닥쳤지만 두 아들과 참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사셨다고 합니다. 신동에서 집회를 할 때 연대해주었던 사람들이 고마워서 그날도 용산에 연대를 오셨다고 합니다. 큰 아들 승균이는 이제 상병입니다. 이 친구가 걱정되어 부대에 특별히 부탁을 해서 얼마전에 특별휴가를 나왔는데 때뜻한 밥 한끼 손수 지어 먹이지 못한 어머니는 조용히 눈물만 흘리셨습니다.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10처 예수님께서 옷 범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살아남기 경쟁이란 살벌함 뿐입니다.
헛소문과 이간질, 불명예로 매장시킵니다.
분한 마음 가득하여 눈을 드니
주 예수님 벌거벗기운 채 능욕을 당하시나이다.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세상을 구하러 오셨다가 오히려 세상 사람들에게 못 박히신 당신은 십자가의 성혈로 인간의 죄업을 씻어주시니 “예수님, 님의 나라로 다시 오실 때 죄 많은 우리를 꼭 기억해 주시옵소서.”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1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나의 죽음은 모든 민초들의 꿈이 꺾임이요, 좌절이다.
물러서거나 타협하지 않는 한 제명대로 죽지 못할 것임을 알면서도 이 길로 올 수밖에 없었음은, 여전히 나를 따르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보라, 그들은 결코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13처 제자들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림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이제는 잃어버린 꿈. 만사가 허무하다. 빈하늘만 쳐다본다.
그래도 산자는 죽은자 위하여 해야 할 일이 있는 것
사랑하는 님의 주검을 내 손으로 거둔다.
산 사람은 울면서도 밥을 먹어야 한다.
아이들도 챙겨야 한다.
내일도 해는 다시 솟아오르기 때문이다.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14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당신은 가셨으나 우리는 당신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무덤이 고요함은 당신 생명이 이미 우리에게로 옮겨졌기 때문입니다. 내 몸을 드리오니, 주여 일어나소서. 부활하소서. 그리하여 저 광야로 나가 다시 시작하시옵소서.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마침기도
참아요 외로워도 나를 기다리는 가족 때문에
참다보면 가끔 잊어요 우리도 사람이란 사실을
반말하고 욕하는 사람들 앞에 주먹쥐고 일어서고 싶지만
고향형제 때문에 한국 오느라 진빚 때문에
참아요 참다보면 사람들은 잊어요 우리도 사람이란 사실을
우리도 때리면 아프고 슬프면 눈물나는 사람인데

참았어요 외로워도 달리 기댈 곳이 없기에
잊었어요 참다보면 나도 사람이란 사실을
반말하고 쉽게 욕하고 찝적대고 쉽게 해고하는 사람들 앞에
큰소리치고 욕하고 싶었었지만
이번 달 방값 때문에 어딜가도 마찬가지란 생각 때문에
참았어요 참다보면 잊어요 나도 꿈을 가진 여자란걸
잊는게 잊는게 두려워요 꿈을 잊고 사는게

우리도 때리면 아프고 슬프면 눈물나는 사람인데
사람들은 모른척 하죠 모른척 눈감고 살죠
모른척 눈감고 귀막아도 우린 숨쉬고 살죠
같은 하늘 아래 아프고 눈물흘리며 살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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