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정신적 공허 그리고 성당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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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자 [imsonja] 쪽지 캡슐

2001-02-10 ㅣ No.1177

저도 청소년기를 거쳤지만, 많은 청소년들이 한 때 정신적인 공허와 방황을 겪습니다.

그 방황으로부터 자녀들이 조금이라도 더 자유로울 수 있도록, 어른들은 성당에 나갈 것을 자녀들에게 권유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청소년들을 성당에 보내고, 성당에서는  청소년들을 신앙으로 인도하면서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고 봅니다. 며칠 전 성당 활동에 열심인 분으로부터 세상이 변했으니, 성당도 변화해야하고  그러한 변화의 한 형태로 스키여행도 보내는 것이고, 주일학교에서도 등록금 받아 간식도 주는 것이고....그렇게 하지 않으면, 즉 재미있지 않으면 요즈음 아이들은 성당에 잘 오지 않으려고 한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한편, 저는 한 신부님으로부터 작년 수험생 미사에 200명이 넘게 나오던 학생들이 대입시험이 끝난 이후로 60명도 채 오지 않는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것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성당이 청소년들의 정신적인 공허와 방황을 제대로 어루만져 주지 못하고, 단지 재미와 오락으로 청소년들을 불러모으기에 급급했다는 것은 아닐까요?  청소년들에게 알게 모르게 성당은 그냥 오락 단체처럼 재미있고 즐겁기만 한 곳으로 인식시켰다는 것은 아닐까요?

 

스키여행이나 파티, 간식의 기억들이 청소년들이 삶의 본질적인 문제를 놓고 고민할 때 얼마나 많은 힘이 되어줄 수 있을런지요?

 

결국 그들이 ’나는 누구이며, 삶은 또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해답을 줄 수 있는 것은 그렇게 재미있었던 기억의 편린들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단순히 교리를 위한  교리가 아닌, 삶이 절절하게 투영되어있는 주님의 말씀들을 듣고 토론하고, 불우한 이웃들을 위한 사랑의 실천적 모범을 통해서 오히려 우리의 청소년들을 방황에서 구해낼 수 있지 않을까요?  

 

.............

 

성당이 아니면 안되는, 학교에서나 학원에서는 얻을 수 없는  그러한 답이 있습니다.

또 거기에 성당의 역할이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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