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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앞 마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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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민 [mandrew] 쪽지 캡슐

2004-04-13 ㅣ No.4162

해마다 부활이 가까울때면,

 

성당 앞마당의 키큰 은행나무는 파릇파릇 수 많은 싹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올 해도 어김없이 은행잎들은 부활하고 있습니다.

 

어디 은행잎 뿐이겠습니까.

 

앵두, 포도, 장미,... 그리고 아랫 마당의 목련까지도,

 

이처럼 우리 본당에 뿌리박은 많은 식물들이 주님의 부활을 증거하며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저는 성당 마당에 앉아

 

수유1동 성당에서 교우들과 함께한 시간들을 떠올려 보았더랬습니다.

 

참으로 많은 분들이 떠오르더군요.

 

이미 우리성당을 떠나 다른 본당에서 활동하는 분도 계시고,

 

병마로 쓰러져 치유를 기다리는 분도,

 

또는 주님 나라로 교적을 옮기셔서 훗날에나 만나 뵐 분도 계시지요.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내일 또 만나게 될 지겹도록 반가운 분도 많이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를 떠올리게 합니다.

 

참, 이번 부활에 영세받은 따끈따끈한 신영세자 분도 조금 전 소개를 받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교회란 참으로 쉼없는 만남과 친교의 장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예수님을 머리로하는 그 지체인 교회에서

 

우리는 저마다의 달란트를 펼치며 역할을 분담하고 소위 봉사를 합니다.

 

교회를 위해 일하는 그 어느 한 분, 소중하지 않은 분이 없습니다.

 

묵묵히 땀흘리는 우리 교회의 진정한 재산목록(?)인 봉사자들은 말합니다.

 

’내 열정은 나의 의지가 아니더라’고 말입니다.

 

다시 말해 ’돈 받고 하는 일이라면 이렇게까지 열심히는 못할거라’는 얘깁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교회 봉사는 성령님의 의지로 이루어 지는 듯 합니다.

 

교회를 위해 일할 때, 성령의 단비가 뿌려집니다.

 

그 비를 맞으며 싹을 피웠으니, 그 열매가 어찌 나의 노고였겠습니까.

 

그 열정이 어찌 나의 의지였겠습니까.

 

우리 본당의 구석구석 모든 곳에는 그처럼 많은 봉사의 흔적들이 배어있습니다.

 

그 거룩한 흔적들은 지금 이렇게 속삭이는 듯 합니다.

 

"어제는 내가 하였지만, 오늘은 너의 차례이다."

 

 

다시 성당 마당으로 돌아 옵시다.

 

우리의 은행나무는 이상하게도 은행알을 열지 못합니다.

 

암나무인 것은 분명하다는데도 말입니다.

 

그래서 한 번은 숫나무를 옆에 옮겨다 놓을까 하는 모색까지 했었어요.

 

하지만 십리 밖에서도 궁합을 맞춘다는 은행나무인데...

 

해서 부질없는 일이라며 거두었지요.

 

저는 무척이나 안타깝고 궁금한 이 불임나무(?)의 비밀을 숙제로 간직하려합니다.

 

그것이 저주받은 무화과 나무는 결코 아닐진데

 

주렁주렁 열매맺는 풍성한 수확의 날이 꼭 올거라 기다리며 말입니다.

 

 

이제 우리 성전을 아름답게 가꿔나가는 교형 자매님들의

 

봉사의 노고를 고개숙여 감사드리며 자리를 털고 일어나렵니다.

 

최선봉인 연령회를 비롯하여 이층 맨 뒷자리의 성가대까지,

 

물론 이 모든 소식을 함께하도록 돕는 본당 홈페이지 웹팀도 잊지

 

말아야겠지요ㅋㅋㅋ(순묵 형님과 웹팀장님께 아부).

 

본당내 모든 봉사자님들을 위하여 묵주 기도를 바칩니다.

 

한분 한분 하다가는 두 번 살아도 모자랄 것 같으니 합동으로 말입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가정과 이웃에게도 하느님의 평화가 함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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