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영적 환경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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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1동성당 [suyu1] 쪽지 캡슐

2006-02-27 ㅣ No.507

지난 수십년 사이에 환경보호에 관한 관심이 부쩍 늘었났습니다. 우리들 중의 누구도 우리의 환경이 쓰레기로 더렵혀지는 것을 원치 않지요. 더구나 하나 뿐인 지구가 환경오염으로 인해서 망가지면 우리의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게됩니다. 그러므로 환경보호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내적인 환경오염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신문과 방송 매체를 통해서 쏟아지는 편견과 선입견, 인터넷과 영화를 통해 전해지는 폭력과 성적 충동, 각박한 사회에서 이런 저런 인간 관계 안에서 입게 되는 마음의 상처, 그로 인한 부정적 감정, 미움과 증오심, 경쟁 사회에서 겪게되는 좌절과 실망 등등. 이 모든 것은 우리 내면의 뜨락을 더럽히고 망가트립니다. 이런 오염 역시 적어도 자연 자원의 오염만큼 해롭습니다. 현대인들이 겪는 다양한 정신적 질병은 이런 내적인 환경 오염과 직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4세기의 수도자들은 자신들의 감정과 공격적 성향, 그리고 무의식적인 욕구와 억제된 열정으로 세상을 오염시키지 않기 위해서 고독한 사막으로 물러갔습니다. 그들은 세상을 바꾸기 전에 우선 자기 자신들을 개선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먼저 자신을 내적으로 정화시킨 다음에 세상에 나서는 방식을 통해 세상이 더 치유되고 더 밝아질 것을 기대하였습니다.

 

   오늘날에도 이와 비슷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비록 공간적으로 사막으로 들어갈 수 없다해도 자주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침잠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기 방에서, 성당에서, 수도원에서, 아니면 한적한 자연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정화시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데에서 기도와 묵상의 의미를 재발견하게 됩니다. 다가 오는 사순절 동안 우리 모두 자주 일상의 사막에 들어가서 내면을 청정하게 하는 작업에 힘썼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달라질 때, 우선 내가 치유되고 밝아질 때 내 주위의 사람들이 치유되고 밝아질 것입니다. / 손희송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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