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동성당 게시판

송희를 위해 기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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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경 [lucy3] 쪽지 캡슐

2002-04-15 ㅣ No.3347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황사때문에 저희들이 화창하고 쾌적한 봄을 맞진 못했지만...

역시 봄은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저희 샛별Pr.카페에 세리의 기도라는 코너가 있는데 어느분이 아름다운 글을 올려주셔서

같이 읽고 싶은 마음에 이 곳에 다시 한 번 올립니다...

제목은 ’송희를 위해 기도를...’ 이구요...

 

 

전날 회사에서 야근하고 새벽에 집에 들어온지라 나는 아침부터 졸리고 짜증이 났다. 출근길 지하철에 올랐을 때, 그날 따라 사람은 또 왜 그리 많은지, 손잡이를 잡고 서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혼잡함에 익숙하게 되자 드디어 환승역에 닿았고,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다. 운 좋게 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고, 의자에 앉자마자 졸음 때문에 고개는 자꾸 바닥을 향했다. 얼마 후면 내려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생리적 현상으로 ’침을 흘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졸음을 참을까도 했지만 나의 모든 의지는 소용없었다. 꾸벅꾸벅 조는 채로 세 정거장쯤 지났을까? 어떤 아저씨의 외침이 어찌나 컸던지 내 잠을 단숨에 빼앗아갔다.

 

"여러분 잠깐만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세수를 며칠이나 못했는지 단정치 못한 모습의 한 아저씨가 통로 중앙에 서서 외치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나처럼 잠에서 깨어나 짜증난 얼굴, 호기심에 가득찬 얼굴 등 각양각색의 시선이 모아졌다. 아저씨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제겐 네 살 짜리 딸아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있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를 불치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 남자가 거기까지 말하자 승객들은 ’거짓말하는 사람이군, 얼마나 돈이 아쉬웠으면 딸까지 내다 팔며 저럴까?’ 하는 표정이었다. 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고.... ’더이상 들을 필요 없겠다.’ 고 생각한 나는 다시 잠을 청했고 대부분의 승객들도 무관심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저는 이전에 어느 책에선가 많은 사람이 함께 기도해 주면 어려운 일도 이루어진다는 구절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딸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고 다니는 중입니다. 지하철에 타신 여러분들도 부디 제 딸이 살아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딸 이름은 송희 입니다."

그러더니 그는 정중하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한 뒤 다음 칸으로 건너가는 게 아닌가! 그때 승객들은 하나 둘 조용히 눈을 감았다. 송희를 위해...

 

 

 

여러분들도 송희를 비롯하여 힘들어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 해 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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