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동성당 게시판

밍고가 말씀 드릴 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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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민 [h-mingo] 쪽지 캡슐

1999-07-11 ㅣ No.234

밍고 하고 싶은 말..

 

우리 성당 청년들 많이들 들어와서 게시판 좀 꽉꽉 채워줬으면 하는데.. 추천도 마니, 글도 마니....

그리구요.

우리 성당도 드럼하고 기타앰프, 베이스 앰프(아직 믹서나 야외에서 쓸 수 있는 PA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들여 놓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성가대석 뒤에 모니터 스피커라도 달았으면 합니다.(자신의 소리를 듣는 다는 것은 곳 자신을 돌아보고 바꾸어 나갈 수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음악에서의 거울은 바로 모니터 스피커입니다.)

물론 이게 얼마나 우스운 말인지 알고 있습니다.

말 하고서도 당연히 벽에 부딪힐 곳도 많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만으로는 도저히 바뀔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저는 급하게는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단지 여기 들어오시는 분들 특히 초, 중고등부선생님들 그리고 청년들 중에서 함께 고민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분들이라도 계시다면 저는 만족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부탁드리지만 너무 가깝게 그리고 타산적으로 생각하시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혹시 여기까지 읽으시고도 나가지 않으셨다면 제 의견을 끝까지 읽어 주세요. 그리고 추천을 해 주신다거나 제게 메일 보내주세요.(h-mingo@hanmail.net)아니면 질책이라도.....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먼저 왜 구입이 필요한가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안타깝게도 개신교와 비교를 해야겠습니다. 현재 개신교에서는 많은 CCM음반(CCM이란 기독교 세계관에 바탕을 둔 대중음악입니다.) 시장과 레코드 레이블, 기획사들이 있어서 다양한 음악 장르를 통해서 그들의 선교활동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의 좁은 시야로 보아서는 우리 천주교에서는 아직 갓등중창단, 신상옥과 형제들 같은 몇몇 분들이 레코드를 발매하는 것 외에는 보지 못했습니다. 구입도 어렵구요. 성가책에도 단지 개신교 복음성가와 특정인 몇분들의 노래에만 의존하고 있을 뿐, 물론 종교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음악보다는 신앙심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선교할동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영화 MISSION에서도 음악으로 인디언들에게 다가갔습니다. 음악은 거부감 없이 우리의 뜻을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호소력 있는 연설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음악으로 그들을 모두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음악 때문에 그들이 미사나 성당의 활동에 참여한다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이끄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음악으로서의 선교활동은 이미 다 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 다음의 일은 교리와 실천으로 그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깨닫고 실천케 하는데 있는 것입니다. 항상 우리는 선교에 있어서 개신교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루터의 종교개혁시대로 착각하며 종교적인 비난만 일삼는 그들, 그리고 종교적인 본래의 취지와는 벗어난 자신을 배불리는데 급급한 그들에게 그들과는 길을 달리하는 곳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저도 모르게 거창하게 글이 쓰여져서 저도 당황하고 있지만 공감하신다면 계속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악기 구입에 대한 금액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도 정확하게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최소로 기입하자면 (지금 성당 대성전 크기의 장소에서 할 수 있는 출력으로) 드럼 40~60만원, 기타 앰프20~30만원, 베이스 앰프 30~40만원, 마이크 스탠드, 마이크 그외 키보드나 베이스 기타, 기타, 믹서 등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기타는 자신들이 구입한다 하더라도 최소한으로 필요한 장비들입니다.

  그럼 드럼은 어디에 놓을 것인가? 많은 소음을 유발하는 장비들이라 그렇지 않아도 이웃에서 많은 민원을 제기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의 상황에서는 아마 지하의 (구)소성전 자리에 있는 책들이 놓여 있는 교리실 쪽에 약간의 방음장치를 하는 것입니다. 아니면 최소한 커튼 뒤쪽으로만 말입니다. 단지 풍물패와 그 악기들 때문에 그런 돈을 드린다고 생각하시기 전에 어떤 선교적인 활성화에 투자한다고 생각해 주십시요. 그리고 그 공간은 다른 조용한 성찰과 기도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그외 다른 쪽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아니면 다른 장소가 생길 때까지 그냥 조용히 지내던가....

  악기는 그럼 누가 다룰 수 있는가? 이것도 몇 개월의 시간이 흐른 뒤에 그것도 처음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열심히 연습을 해야 나름대로 듣기 좋은 소리를 낼 수 있겠지요. 하지만 시작이기 때문에 그런 문제들이 있을 뿐, 악기가 있고 많은 후배들이 생긴다면 그렇게 비관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그룹들은 지금 성당내 활동 청년이나 중,고등부 학생들 인원을 생각해 볼 때 어느 정도 계층적 분할이 없이 운영될 것 같다고 생각해 봅니다. 물론 청년, 중, 고등부에서 따로 운영된다면 더 좋구요.

악기 관리는 그 악기를 맡고 있는 사람들이 관리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밍고의 하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여기까지 많은 인내심을 갖고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구요. 우리 성당의 숨은 인재들이 많이 나타나서 음악적으로 성숙된 본당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문동처럼..... 항상 부러웠습니다.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다는 것, 다른 것을 준비하기 위해 잠시 그것들을 잠시 미뤄두어야 하는 제게 그나마 갈증을 해소하게 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탁드리는 것은 너무 급하거나 좁게 바라보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음악은 한때가 아닌 평생을 동반자로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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