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동성당 자유게시판
돼지 저금통이 만삭이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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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오면 습관적으로 바지 주머니부터 털어 잔돈이 있음 돼지 저금통에 넣곤 하였습니다. 근데 어느새 돼지가 만삭이 되어 배아퍼 하며 새끼들을 낳았답니다. 생각보다 많은 금액이긴 했지만... 오빠방에 가서 오빠도 그동안 모아 온 잔돈을 다 달라구 해서 한꺼본에 모아보니 한손으로 들기 힘들만큼 묵직한 꾸러미가 되었습니다~~~
오데다 쓸까~~~??? 한동안 자금줄이 끊겨 비굴하게 산 것을 생각하면 단번에 만회할 찬스이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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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때 레지오를 할 때는 제기동에 있는 200원 내구 한끼 먹을 수 있는 작은 예수회였던가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지만... 그곳에 가서 설겆이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 가을쯤 우울한 마음을 떨쳐버리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설겆이를 했었는데... 아침에 지푸라기를 온 몸에 붙인채 아침을 드시러 오셨던 분이며... 200원이 없어서 어쩔바를 몰라하셨던 분이며...(사실 200원을 받는 이유는 식사하시는 분들의 자존감을 위해서랍니다. 꽁짜가 아니라 당당히 식사비를 내시고 드시는 것이라는 그분들에 대한 배려이지요...)
참~~~ 저희에게 100원은 어느새 예전의 10원짜리처럼 별쓸데 없이 나뒹구는데 아직도 그 잔돈이 없어 그 곳조차 배회하셔야 할 분이 아직도 많이계십니다...휴~~~
그 곳에는 터브한 수사님이 계신데... " 이봐요~~~ 할아버지~~~ 이 한번 해봐요~~~" 할아버지는 한참을 망설이시더니 이~~~ 하시는데 밥조차 드시기 힘들정도로 치아가 부실하셨습니다... " 할아버지~~~ 어디 사세요~ 담에 오시면 틀리 해드릴께요~~~" 항상 무뚝뚝 하신줄만 알았던 수사님은 오시는 분들 한분한분을 오늘 만난 예수님처럼 대하셨던 것입니다... 그분이 그러셨죠... " 예수님은 아마도 이 곳에 오시는 분들의 모습으로 오실거라구..."
세상이 아무리 험하고 자기만 안다고 불평을 해도 이렇게 함께 하고자 하는 분들이 있기에 아직은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언제가는 거리에서 사람들이 주는 돈으로 살아가시는 시각장애인 한분이 지폐는 아이의 눈을 위해서 쓰고 500원짜리는 생활을 위해서 쓰고 100원짜리는 나보다 더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서 남겨둔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어찌나 부끄럽던지... 불필요한 것들로 온 방안을 채우고도 없는 것에 대해 불평하고 사는 내가 과연 그 분 보시기에 어떠실런지...
언젠가도 돈을 모아서 따로 두었는데... 급히 쓸 돈이 생겨 써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양심이 있는지 참... 이번엔...
아참!!! 그곳은 주위의 도움으로 운영해 가신다고 하는데... 특히 겨울준비를 하실려면 김장도 하셔야 하고 연료비며 쓰실 데가 더 많으시다고 하던 기억이 납니다...
이젠 주위를 둘러보며 살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감히 그분께 청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