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성당 자유 게시판

전쟁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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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ody] 쪽지 캡슐

2000-12-13 ㅣ No.1414

 

오래 전에 전쟁과 평화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톨스토이의 비교적 초기 작품이면서도 예술의 극치를 이루는 서사시적 대하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역사성과 예술이 어우러진 소설이다. 내용은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략을 다룬 것으로 나폴레옹과 러시아의 한 농부를 악과 선으로 상징하며 또한 러시아 귀족사회를 전쟁의 와중에서도 삶에 대한 애착을 갖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려는 모습과 허무감에 사로 잡혀 현실생활에서 도피하는 모습으로 대비시키면서도 삶에 대한 애착을 낙천적으로 부각시켜 톨스토이의 젊은 시절 밝은 청춘의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총성은 나지 않지만 전쟁 이상의 극심한 경쟁이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아마도 태어나기 전부터 경쟁이 시작되고 죽고 난 이후에도 경쟁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자본주의 텃밭에서 세워진 이상 교회라고 경쟁에서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교회에서 평화의 모습을 보는 것은 다른 어떤 사회조직보다도 교회가 봉사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교회 밖에서는 경쟁에 매달려 한치 양보도 없이 전쟁을 하지만 그래도 교회 안에 들어오면 봉사를 생각하고 이웃을 생각하는 평화의 모습이 경쟁에 지친 우리에게 위안을 준다.

 

봉사와 사랑의 계절이다. 그 동안 경쟁에 목숨을 걸고 애쓰다 보니 생각할 겨를도 없었지만 그래도 연말이 되면 한번쯤 주위를 돌아보게 된다. 친목단체나 동창회 모임에서 갖는 망년회를 식사, 음주 위주의 모임에서 벗어나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한번 찾아보는 모임으로 바꿔 보면 어떨까? 새해에 또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우리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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