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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3주간 레지오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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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3-03-23 ㅣ No.1152

사순 제3주간 레지오 훈화

 

 

  함 세웅 신부님이 쓰신 글이 있습니다.  내용을 다음과 같습니다.

  "김구 선생님이 젊어서 한때 스님이 되려는 마음이 생겨 공주 근처에 있는 절에 들어갔습니다.  김구 선생님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치는 담당 스님이 있었는데, 그는 덕은 없고 욕심이 많아 밑에 사람들이 많이 힘들어하였습니다.  그 스님 때문에 김구 선생님은 믿음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그곳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때 한 스님이 김구 선생님의 힘들어하는 마음을 알고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달을 보는 것이 중요하지 달을 가리키는 손에 너무 마음을 두지 말아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앙생활을 하다가 교회에 실망을 하고 등을 돌리고 싶어하는 때가 있습니다.  성직자들의 좋지 않은 모습 때문에, 교회에서 앞장서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악한 표양 때문에, 교회 역사에서의 부패 등, 우리 고개를 돌리게 하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때 '하느님보고 교회에 가는 것이지, 사람보고 다니는 것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흔히 듣게 됩니다.

  우리는 흔히 화가 나면 달을 쳐다보지 않고 달이 가리키는 손만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잘못된 것을 볼 줄 알아야 하고 화도 내야 하지만, 그 다음에 어떻게 처신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의 잘못된 것을 보고 등을 돌리게 됩니다.  교회 안에 좋은 것은 잘 안보이고 불평할 것만 많이 보게 됩니다.  그리고는 기도도 안 하게 되고 교회의 서적도 읽지 않고 함께 지내던 공동체와도 멀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은 그 사람도 잘못되어 가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예수님은 당시 종교가 얼마나 잘못되는 지를 잘 아셨고 너무나 화가 많이 나셨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더욱 크셨습니다.  잘못된 것에 화를 내시면서도 등을 돌리지 않고 사람들을 위해 하느님을 위해 더욱 일을 하셨습니다.  잘못된 것에 마음을 두기보다는 좋은 것에 하느님의 일에 더욱 마음을 두고 일을 하셨습니다."

 

  우리는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우리 스스로 벽을 쌓고 다른 이들이 다가오는 것도 막고, 다른 이들의 소리도 막고 있지는 않습니까?

  사순 시기를 지내면서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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