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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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bastiano] 쪽지 캡슐

1999-07-12 ㅣ No.758

행복이란 이런 것일까요.

처음으로 드린 고해성사, 그리고 첫미사...

 

지난 7월 5일 체조 경기장에서 서품식 예절 연습을 하면서 문득,

지금까지 멀리서 바라보고 기다리고 준비해온 자리에 이제 제가 서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어떻게 내가 이렇게 살게 되었을까...  

내가 무엇이라고 지금 이 자리에 감히 서있는 것일까.

한 사제의 탄생을 위해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 따뜻이 격려해 주시는 모든 분들, 내가 무엇이라고..

 

서품식과 어제 하루를 지내면서 조금씩 정리됩니다. 이제 나는 나로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것을. 나는 또한 한 사제라는 것을.

 

서품 준비 피정을 하면서는 긴장도 되었고 앞으로 맡겨질 직무에 대해 나는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서품식과 첫미사를 지내면서 주님께서 하시는 일은 인간적인 약점을 뛰어넘는다는 아주 당연한 사실을 체험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의 부족함에 계속 매여 움츠리는 것은 겸손이 아니라는 것, 오히려 부족함을 통해 주님의 힘을 드러내는 것이 저의 길이라는 것을 마음에 담았습니다.

 

고해소에서 신자분들의 고백을 들으면서, 강복을 드리면서 인생의 기쁨과 희망, 고뇌와 상처 바로 그 곳에 주님께서 함께 계신다는 것을 느꼈고, 제가 있어야 할 곳은 바로 그곳, 사람들의 인생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제 하루를 잊지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기쁘고 가슴 충만한 어제를 생각하면서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짐하려고 합니다.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저의 행복에로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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