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답장 감사했습니다. (미카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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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화 [giwha777] 쪽지 캡슐

1999-11-11 ㅣ No.743

추기경님!

 안녕하세요?

저 미카엘라입니다. 제게 답장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저는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대학원에 재학중이구요. 전공은 소설창작이구요.  명동성당 옆에 있는 전.진.상 교육관(카돌릭여학생관)에서 하숙을 하고 있어요. 저번에 추기경님께서도 한번 방문하셨잖아요. 기억 안나세요? 제가 계단 올라가다가 추기경님 뵙고 인사드렸는데....

지금 비가 오네요.  요즘 제 기분이 저기압이거든요. 그래서 매일 저녁미사 나가요. 성당가면 마음이 평온해지거든요. 신부님, 수녀님들 보면 그냥 기분이 좋아져요.  

저는 그렇게 단 하루도 못살 것 같거든요.

 추기경님!

 저는 결과주의자인데다가 완벽주의자입니다. 살아오면서 제 생활신조가 뭔지 아세요?  안되면 되게 만들어라.

세상에 욕심도 많고, 그래서 상처도 많이 받아요.  그런데 노력해도 안되는건 참 많대요.  그래서 속상하고 제가 저를 마구 괴롭히고 있어요. 그래서 신부님 수녀님들이 아름다워 보이는 지도 모르겠어요.  세상에 대해 아무 욕심 없이 사는 분들이니깐요.

저한테는 그게 너무  어려운 일이예요.

 전 제 자신만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려요. 장애자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에는 정상인보다  2배, 3배의 노력도 필요하고 그만큼  한계가 있으니까요.

 욕심은 많은데 그걸 다 내 것으로 만들 수 없다는 걸 아니까.

그래서 주님을 원망하기도 해요. 그러면 안되는데....

추기경님!

주말에는 헤화동에 가서 연극이나 보고올까 해요. 기분전환도 할겸.

 연극 좋아하세요?

 참,  추기경님!

주보 보니까 곧 명동성당에서 추기경님 강연이 있던데  저 그때 꼭 가서 경청할깨요.

 혹시 제가 인사드리면 "오, 네가 미카엘라구나" 하시며  알아봐 주셔야 해요.

아셨죠 ? 만일 모르는 척 하시면 저 삐질거예요.

 인도 여행은 즐거우셧어요? 인도는 저도 가보고 싶은 나라 중에 하나인데....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는  전북 익산에 계시는 엄마랑 아빠랑 동생 생각이 많이 나요.

 집에 가고싶기도 하고요.

 엄마가 여름방학에 유방암 수술을 해서 지금 항암치료중이거든요.  집에 딸은 저 하나인데 학교때문에 집에 자주 가보지도 못하니까 엄마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요.

 추기경님 저희 엄마를 위해, 그리고 욕심장이 저를 위해 빌어주세요.

 저 사실 요즘 밤마다 묵주기도 하거든요. 한시간 걸려요.

너무 길고 어려워요.

 오늘은 이만 줄일깨요.

 추기경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홍 지화 미카엘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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