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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하느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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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antonioh] 쪽지 캡슐

2002-03-14 ㅣ No.2095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청년은 외출에서 돌아오다가 뜻하지 않게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소식을 듣고 몹시 놀란 어머니가 가슴 졸이며 병원에 달려갔지만, 불행히도 청년은 이미 두 눈을 실명하고 말았습니다. 멀쩡하던 두 눈을 순식간에 잃어버린 청년은 깊은 절망에 빠져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어느 누구와도 말 한마디하지 않고 마음의 눈을 철저하게 닫은 채 우울하게 지냈습니다. 바로 곁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어머니의 가슴은 말할 수 없이 아팠습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날, 청년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누군가가 그에게 한쪽 눈을 기증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깊은 절망감에 빠져 있던 그는 그 사실조차 기쁘게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으로 한쪽 눈 이식 수술을 마친 청년은 한동안 붕대로 눈을 가리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때도 청년은 자신을 간호하는 어머니에게 앞으로 어떻게 애꾸눈으로 살아가냐며 투정을 부렸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청년의 말을 묵묵히 듣고만 있었습니다. 꽤 시간이 지나 드디어 청년은 붕대를 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붕대를 모두 풀고 앞을 본 순간 청년의 눈에서는 굵은 눈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의 앞에는 한쪽 눈만을 가진 어머니가 애틋한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두 눈을 다 주고 싶었지만, 그러면 네게 장님인 에미가 짐이 될 것 같아서…"

 

 

 

우리 어머니들의 사랑입니다. 이토록 부모님들은 우리를 사랑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을 보면 이러한 어미도 우리를 잊을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결코 우리를 잊지 않으시는 분임을 이사야 예언자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여인이 자기의 젖먹이를 어찌 잊으랴! 자기가 낳은 아이를 어찌 가엾게 여기지 않으랴! 어미는 혹시 잊을지 몰라도, 나는 결코 너를 잊지 아니 하리라."

                                                               (이사 49,15)

 

왜냐하면 하느님은 우리를, 지금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나를 너무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것이고 상대방을 배려해 주는 것입니다. 자신의 눈을 내어주면서도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어머니와 같은 마음이 바로 진정한 사랑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도 부족해 그 사랑을 마음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얼굴을 보고서야 어머니의 사랑을 깨달은 청년처럼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보지 않고서는 믿지 못하겠다고 버티지는 않는지 돌아보아야 겠습니다.

 

하느님은 이러한 어머니의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다고 이사야 예언자는 말씀하십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겪고있는 고통으로 인해 나를 사랑하고 계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청년과 같이 외면하고 있지는 않는지 잠시 묵상합시다.

 

                                                            안또니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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