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게시판

이제 한숨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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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환 [cyrus] 쪽지 캡슐

2000-12-06 ㅣ No.3066

 대림 첫 주일도 지난 12월 초의 하루.

본당에 조금이라도 얼굴을 내미는 신자라면 빠짐없이 동원(?)되었던 축성식도 이제는 끝났습니다.

 여러가지 행사준비와 전례준비 때문에 성전봉헌과 축성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시간이 조금은 부족했던 것이나 본당 식구들과 함께 정말로 기쁜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 모자랐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누가 보아도 아름다운 축성식이었고 그만큼 의미도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에게는 "우리가 성전을 봉헌했다고 이제 모든 게 끝났구나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이제 새로운 성전에서 더욱 자주 하느님과 만나고 이웃들과 사랑을 나눌 힘을 얻어야 합니다"라고 말하면서도 내심 ’이제 한숨 돌려도 되겠구나’ 생각 했었지요.

 

 하지만 사람의 일이라는게 그렇게 만만치는 않은 듯 싶습니다. 하느님이나 신자들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는 신부라는 생각은 해 본적도 없고 그런날이 오기는 올까 하는 걱정도 하면서 살아가지만 어쨌거나 시간이라고 하는 것이 하나하나의 사건으로 체험되는 단절이 아니라 커다란 흐름이라고 한다면 무언가 큰 일 하나를 치루어냈다고 해서 멈추고 주저않아 있을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대림이라는 시기와 맞물려 이제 외적인 행사를 쫓아다니기 보다는 무언가 조금은 더 깊은 기도와 묵상에 빠져야 겠구나 생각도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는 않습니다.

 

 본당에서 있을 수 있는 가장 큰 행사중의 하나인 축성식을 무난하게 치루어낸 힘을 이제 일상으로 돌리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수고한 모든 이들에게 작은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하겠고, 혹 의견충돌이나 작은 실수로 서로 상처를 주고받은 일이 있다면 조금은 시간을 두고 치유해가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성탄을 기다리며 언제까지나 칭얼대기만 하는 어린아이의 모습만이 아니라 아기 예수님을 돌볼 수 있는 성숙한 모습도 함께 가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보좌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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