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보고픈 중고등부 교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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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진 [Eugine72] 쪽지 캡슐

1999-04-26 ㅣ No.466

잘들 지내고 있지야?

지금 난 머나먼 스웨덴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단다.

서울에 머물렀던 지난 2주동안 정말 xx못가리게 정신없고 바빠서

저희들에게 연락 한 자락 주질 못함이 계속 맘에 걸리던 차에

이렇게 좋은 연락수단을 발견한 내가 기특하기까지 하군...왜 몰랐던고..

 

지난 주엔 시간이 맞으리라 너희와 아이들을 볼 생각에 저녁미사전에

허위허위 지하 교사실로 내려 갔건만 너흰 전부 교리실에서

각자의 차린 밥상을 학생들에게 내어놓고 떠먹여주기에 분주하더구나.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교사방 한바퀴 둘러봄에 만족해야했다.

 

비록 한국에 있는 시간이 떠나있는 시간보다 적지만

가끔씩 들려오는 너희들 소식에 제일먼저 귀가 쫑긋해진단다.

회합 풍경도 그려지고, 이맘때쯤의 시험과 맛물려 교안제출에 허덕거리던

모습도 떠오르고..미사시간이 오후로 바뀐 후 어떻게 좋아졌는지 궁금하다.

어디에 있든지 어딜 가든지 내 마음이 향하는 곳이 거기였는데...

누가 그러더구나. 무엇을 마무리하기는 무엇을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그 일을 하면서 차곡차곡 담았던 것들을 하나씩 전부 꺼내어 비워야 하기 때문이란다.

교사를 하면서 너무 많이 주워담아 이미 꺼내어 버리기조차 힘들었지만...

 

교감이란, 성일아 교사회라는 마차의 바퀴축과 같은 거란다.

네개의 바퀴중 어느하나라도 중심을 잃으면 마차 전체가 기울어지는건 당연하겠지?

힘든게 정상이다. 주일학교 교사회의 교감이 그래서 축복받은 자리 아니겠니?

우리 하느님께선 좋은 것 쉽게 안 주시더라..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이건 주님께서 내가 더욱 가까이 가기를 원하시기 때문에

주시는 시련이라고 생각했다.

사실은 이렇게 뜬구름잡는 소리말고 좀더 구체적이고 상세한 도움을

주고싶은데....

생각만으로도 이렇게 가슴이 저릿저릿한데 너흰 그 마음을 알까? 지금 그런 마음으로

임하고 있을까?

 

무엇보다 다들 건강하길 바라고. 몸도 마음도.

누구나 교사가 될 수는 있지만 아무나 교사로 남을 수 없다는 말, 다시 한번

아로새기길 바라며...늘 기도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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