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엄마의 편지(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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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범 [yunbumk] 쪽지 캡슐

1999-11-11 ㅣ No.739

추기경님의 편지를 아주 잘 받아 보았습니다

연범이 엄마 입니다.

제 사랑 연범이는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추기경님의 편지를 프린트 해서

제가 배달부가 되어 그 아이에게 갖다 주었을 때

그것은 제 사랑에게는 너무나 큰 ’복음’이었습니다.

아이가 얼마나 좋아 하는지......

그것은 어떤 의사 선생님의 진료 행위보다 더 큰 치료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제는 낙엽을 주워

이 가을 거리의 단풍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보여 주었지요.

’내 사랑’과 함께 길을 걸으며 가을을 보며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많이도 가슴이 아픕니다.

아름다운 것들은 아름답기에 더욱 더 제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얼마전 직장에서 어느 공원을 가게 되었는데

저는 건물 안에 있었답니다

아름답기에 가슴이 아파 차마 눈늘 들어 그것들을 바라다 볼 수 가 없더군요.

아이가 주사 맞는 것을 보며

때론 간호사의 실수로 주사 바늘을 여러번 넣다 뺐다 하여서

꼭 주사 바늘로 쑤시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에도

전 눈을 똑바로 뜨고 바늘이 살을 쑤시고 들어가는 것을 봅니다.

저렇게 아퍼하는 내 자식도 있는 데

’내 가슴’이 아프다는 이유로 저것을 보지 못한 다면

’에미’도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성모님도 예수님이 못박히시는 모습을

잠시의 눈돌림도 없이 똑바로 보셨을 것을 압니다.

저는 엄마 노릇을 하며 성모님을 온몸으로 느낍니다.

그분이 계셔 저는 늘 위로 받습니다.

연범에게 말했지요.

"연범아 너는 낫기 위해서 그렇게 얇은 주사기가 들어가는 것도 아픈데

예수님은 그렇게 굵은 못으로 찔리실 때 얼마나 아프셨겠니?

연범아, 예수님을 생각하면 잘 참을 수 있지?" 하면 그아이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엄마 마음 아플까봐 고개를 끄덕이지만 눈에는 눈물이 글썽이고 있으니

저도 압니다. 그아이가 아펐다는 것을요.

사랑하는 추기경님.

추기경님의 편지를 또다시 기다려도 될런지요.

바쁘신 분이라,

그리고 너무나 당신을 기다리는 이가 많은 지라,

당신의 마음을 번거롭게 해드릴 듯하여

부탁의 말씀이 너무나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연범의 기다림이 그리 길지 않았으면 하는

큰 욕심을 부려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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