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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의 한국 국민에게 드리는 감사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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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5-05-07 ㅣ No.44

한국 국민에게 드리는 감사 메시지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지난 4월 2일 선종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1978년 제264대 교황으로 선출된 이후 5대양 6대주, 세계 곳곳을 사목 방문하시면서 ‘평화의 사도’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해 오셨습니다. 교황께서는 지병으로 고통을 받으시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평화의 사도로써의 역할을 다하셨습니다.

  “사람은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는 말처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은 모든 가톨릭 신자뿐만 아니라 그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세계 곳곳의 사람들에게 큰 슬픔을 안겨 주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마음으로 의지를 많이 했던 교황님의 선종이 마치 큰 별을 잃은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새 교황님이 즉위 미사 때 강론하셨던 것처럼 “우리는 마치 버려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우리에게 큰 선물을 주고 떠나셨습니다.

  인간다움의 가치, 인간성의 회복, 인종과 종교를 초월해서 인간애로 하나가 되는 평화의 공존의 세상을 건설하는 것이 그분 평생의 사목적 목표였습니다. 유언이 되어버린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십시오.”라는 말씀은 우리 인생의 지표가 되는 말씀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어 모든 가톨릭 신자들을 대표해서 교황님의 선종을 함께 마음으로 애도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별히 불교와 개신교 등 타종교 지도자들과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콘클라베를 통해 새 시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즉위하셨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목자를 선물로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신자들과 세계의 여망에 대한 복음적 쇄신과 발전은 교황 요한 23세 때 시작되어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더욱 선명해졌으며, 바오로 6세께서 헌신적으로 노력하셨고 요한 바오로 1세와 2세가 이룩한 세상의 평화와 복음의 메시지를 교회의 사명으로 수행해 가셨습니다.

  새로운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강조하신 대로 이 세상을 인간다운 세상, 모든 이가 누구도 소외됨 없이 공존하는 평화로운 세상, 값진 세상을 만드는 사목으로 최선을 다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새 교황께서는 가톨릭이란 본래 의미처럼 “보편적인 가톨릭 교회의 정신”을 추구하실 것을 확신합니다. 무엇보다 평화 공존과 상호 존중의 가톨릭의 정신을 구현하는 지도력을 발휘하실 것입니다. 교회 안팎으로 우려도 있지만 새 교황님은 시대와 상황에 맞는 사목을 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과 새 교황의 선출과 즉위를 지켜보면서 한 신앙인으로써 “교회는 살아 있다. 하느님은 살아 계시다.”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은총과 축복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새 교황께도 조국의 분단의 아픔을 체험한 분으로써 우리 한국 천주교회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 주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이번 콘클라베를 보면서 우리 나라의 천주교 교세와 아시아 교회의 중요성에 비추어 더 많은 추기경이 배출되지 않은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우리 교회에 필요하다면 하느님께서도 새 추기경을 우리에게 보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선종과 베네딕토 16세 새 교황님의 선출 때 많은 관심과 기도를 바쳐 주신 국민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특히 불철주야 보도를 위해 애써 주신 언론인들 여러분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2005. 4. 28.
추기경 김 수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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