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2동성당 게시판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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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원 [hkw5] 쪽지 캡슐

2002-05-14 ㅣ No.1746

아카시아 꽃향기 그윽한 오월

밤마다 함께 모여 거친 마음 가다듬고 고운 목소리 키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제 성가잔치도 닷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많은 교우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지고

주님께 고운 맘 고운 목소리 보여 드리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박종화 도미니꼬형제님의 깊은 헤아림 고맙습니다.

그런데 이 바톤이 왜 이리 무거운지

 

언제나 저희에게 좋은 말슴 주시고 생기를 불어넣어 주시는

이호일 알로이시오 회장님께 다음 글 부탁드립니다.

 

 

 

밤의 얼굴

                  이해인

 

붙잡히지 않는

언어의 날개 달고

 

울면서 울면서

거리를 헤매다

돌아온 빈 방

 

홀로 깨어

낯을 씻는

밤의 얼굴

 

늘 본 듯도 하고

낯도 설은데

 

나에 취해서

나를 잃어가는 동안

기억 밖에 매 두었던

친구의 얼굴인가

 

나는 지쳐있고

너는 살았구나

 

기다리는 네 손에

내가 주는 건

싸늘한 빈 손 뿐

 

너는

소리없이 밖에 나가

잃었던 내 심장을 찾아오고

 

내게 버림받은 이웃의

슬픈 눈길을 불러 들이고

재로 식은 내 사랑에

불을 지핀다

 

갑자기 일어나

신들린 무녀처럼 춤을 추다가

 

나를 잠재우고 떠나는

웃지 않는 얼굴

 

이제

너는 지처있고

내가 살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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