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파도와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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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연 [aldus119] 쪽지 캡슐

2005-03-28 ㅣ No.372


'참자'라는 이름을 가진 갈매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도 세상을 살아보니 참기 어려운 일이 종종 있어났습니다. '참자' 갈매기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름을 지어준 스승 갈매기를 찾아갔습니다.

'참자' 갈매기의 하소연을 묵묵히 듣고 있던 스승 갈매기가 앞서 날면서 말했습니다. "나를 따라 오너라."

바닷가의 바위 위에 스승 갈매기가 사뿐히 내려 앉았습니다. '참자' 갈매기도 그 곁에 사뿐히 내려 앉았습니다. 스승 갈매기가 말했습니다. "이 바위에 폭풍우가 무섭게 몰려들던 날을 기억하지?" "네"
다시 스승이 물었습니다. "그 사나운 파도들이 계속 덤벼들 때에 이 바위는 어떻게 하더냐? 맞대항을 하더냐?" 제자는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침묵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스승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폭풍우가 지나간 뒤에 이 바위를 본적이 있을테지? 폭풍우 속의 파도들이 바위를 깨끗이 씻어주었던 것을. 오히려 바다가 조용해져 있었던 날에 끼어들었던 온갖 쓰레기들을 그 파도들이 치워가지 않았더냐."

스승 갈매기는 하늘 높이 날아올랐습니다. '참자' 갈매기도 따라서 날았습니다. 스승 갈매기가 말했습니다.
"참을 수 없는 캄캄한 때일수록 더욱 참아라. 진주는 조개가 아플 때일수록 자라는 법이다."

-정 채봉 님의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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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너무 조급해지는 것 같습니다. 참을성도 점점 더 작아집니다. 그래서 작은 일에도 참지 못하고 파르르 떨면서 야단법석을 떠는 경우가 많습니다.

온갖 풍상을 다 겪어내고 든든하게 서 있는 아름드리 나무를 볼 때마다 인내 없이 큰 것을 이룰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실생활에서는 잘 참지를 못합하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스승 갈매기의 마지막 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진주는 조개가 아플 때일수록 자라는 법이다." / 손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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