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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통신 3/5: 교황 선출을 위한 새 투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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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3-06 ㅣ No.223

[3월 5일자 VIS 요약]교황 선출을 위한 새 투표함


바티칸 박물관에 걸린 태피스트리(tapestry: 색실로 풍경 등을 짠 주단)에는 교황 선거인 추기경들의 투표용지를 모으는 투표함(urn) 중 가장 오래된 것이 묘사돼 있다.

이 태피스트리는 교황 우르바노 8세(재위 1623-1644) 선출 광경을 묘사한 것이다. 최종 계표에서 투표지를 세는 동안 한 표가 누락됐다. 태피스트리 우측에는 누락된 표를 찾기 위해 큰 성작(chalice) 안을 유심히 살펴보는 계표인이 보인다.

태피스트리에 묘사된 것과 아주 유사한 성작과 성합(pyx, ciborium)이 시스티나 성당의 교황 성물실에 보존돼 있다. 이 성작과 성합 (모양의 투표함)은 요한 바오로 2세의 선거 때까지, 지난 세기의 콘클라베에서 투표지를 집표하는 데 사용됐다.

1996년에 교황령 <주님의 양 떼>가 발표되면서, 새 규정에 적용할 투표함이 필요해졌다. 종전에 사용하던 성작 성합에 더해, 선거권이 있지만 병환으로 시스티나 성당에 올 수 없는 병자 선거인의 투표지를 수거하기 위해 새 투표함을 도입할 필요가 생겨났다. 그리하여 요한 바오로 2세 재위 기간에 투표함 3개가 새로 도입됐다.

투표함의 기능은 <주님의 양 떼> 제5장에 명시돼 있다.

첫째 투표함 위에는 접시 모양의 뚜껑이 있다. 모든 추기경은 투표지를 뚜껑 위에 놓은 다음, 뚜껑을 뒤집어 그것을 투표함에 떨어뜨린다. 둘째 투표함은 병환으로 숙소에서 나오지 못한 추기경들의 투표지를 수거하는 데만 사용된다. 셋째 투표함은 검표가 완료된 투표지를 모으는 데 사용된다. 이 투표지들은 소각되어, 성 베드로 광장에서 기다리는 신자들에게 연기 색깔로 투표 결과를 알리게 된다. 검은 연기는 미결, 흰 연기는 교황 선출 신호다.

투표함은 이탈리아 조각가 체코 보나노떼의 작품이다. 그는 2000년 대희년을 맞아 설치된 바티칸 박물관의 새 출입문을 제작하기도 했다. 은과 도금된 구리로 제작됐으며, 집표함을 장식한 도상은 착한 목자와 사랑(charity, [라]caritas)라는 2가지 상징과 관련이 있다. 작가가 선택한 상징물은 목자와 양, 새, 포도, 알곡(밀알; 열매)이다. 이는 교회 안에서 교황직이 갖는 의미와 단순명료하게 결부된다. (교황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신앙 안에서 “형제들의 힘을 북돋아 주는”(루카 22,31) 착한 목자인 것이다.

☞복음서에서 하늘을 나는 새들, 포도나무에 달린 포도, 알곡은 하느님의 사랑과 보살핌으로 살아가고 양육되며 열매 맺는 인류를 상징한다.

착한 목자의 상징은 교황의 수위권(primacy)이 지향해야 할 바를 드러낸다. 양 떼를 돌보는 것은 사랑과 불가분의 관계다(요한 21,15-25).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가 말했다.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십니다.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사랑으로 맺어진 예수님과 베드로처럼, 이를 본받은 교황과 교회의 관계는, 집표함을 장식한 새, 포도, 알곡 상징을 통해서도 강조된다. 그리스도이신 성체와 성혈도 이 빵과 잔을 나눔으로써 드러나는 사랑(caritas)의 정신을 강조한다.

<제공: 주교회의 미디어부>

원문: http://visnews-en.blogspot.kr/2013/03/new-chalice-urns-for-election-of-pop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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