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동성당 게시판

'박하 사탕'을 보고

인쇄

장경윤 [njjangga] 쪽지 캡슐

2000-01-05 ㅣ No.334

영화’박하 사탕’은 한 권의 소설책을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작품 전체를 흐르는 잔잔한 감동과 서정적인 느낌은 분명 여느 소설책을 능가하고 있었습니다. 한 남자의 청년 시절부터 중년 시절까지를 그린 이 작품은 한 사람이 사회의 영향을 받아서 어떻게 그본성을 상실해 가는지를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시간을 거꾸로 배열한 구성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그 흐름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놓치는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약간의 사전 지식 ( 즉,여러 편의 단편들이 나오는데 그것들이’현재->과거’로의 구성으로 되어있다. 단편들이 시작할때 몇년 몇월이라고 나오는 조그마한 자막을 눈여겨 보는 것도 하나의 요령이다.)만 가지고 영화를 감상하시면 정말 쉽게 이해하고 그 감동을 누구나 맛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시간적 배열만 역순으로 구성되어 있는게 아니라 관객이 느끼는 감동도 이야기가 진행되면 진행될 수록 더욱더깊어져가는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처음 영화를 볼 때는 뭐 이런 시시한 영화가 있어라는생각이 들지만 계속 이야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스크린에서 시선을 땔 수 없는 그런 오묘한 매력을 지닌 작품입니다. 때로는 눈가에 잔잔한 이슬이 맺히기도 하고, 때로는 참으로 편안한 느낌에 영원히 그 장면(단편들이 시작될 때의 기찻길 장면입니다) 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영화가 끝나면 관객들이 일제히 일어나 소란스럽게 나가는 여느 영화와는 달리 이 영화는 불이 켜지고 자막이 올라간 후 한참 만에야 관객들이 자리에서 하나둘 일어나는 모습이었습니다. 모두들 진한감동을느끼는모습이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난후 우리의 사회와 그 속에 담겨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한 번 더 바라 보게 됩니다.

 

18세 이상 관람가이고, 소설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46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