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림동약현성당 게시판

오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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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원 [pious] 쪽지 캡슐

2003-03-06 ㅣ No.1176

알콜중독자들이 술을 끊을때 너무나 허전하고 괴로워서 술을 끊기가 그렇게나 어렵답니다.  술을 끊으라하면 평생 술을 못먹을거면 무슨 낙으로 살라는 거냐 그러니 아예 먹다 죽겠다는 말이나 생각을 하게 마련이라는 군요. 그래서 이렇게 교육을 한다고 합니다. 술을 끊고 나서 이제 평생 술을 안먹다니 무슨 낙으로 사나, 혹은 평생 술을 못먹는다는 생각에 허무함을 느낄때 평생이라는 생각을 하지말고 오늘 하루만이라는 생각을 하라더군요.

 

오늘 하루만 내가 참는다. 오늘만 참고 내일이 되면 다시 먹던지 말던지 그때 다시 생각하자. 그렇게 생각하며 하루를 보낸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겨내기가 한결 수월하다더군요.

 

또 병든 시어른을 모시고 사는 며느리들의 경우도 그렇다고 합니다. 몇십년을 병든 노부모 수발하며 산다고 하면 어느 누구도 자신있게 맡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몇십년을 병든 시어머니 혹은 시아버지를 극진히 모시고 산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내일 돌아가실지도 모르니 오늘 하루 정성을 다하자. 내일 돌아가시면 후회할 일 하지말자. 하며 시어른을 모신다고 합니다.

 

오히려 이런 극단적인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오늘이라는 종말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며 하늘나라를 구현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경우 십자가는 우리를 크게 성장시킵니다. 물론 지금의 십자가는 내게 너무나 힘이들고 어렵고 피하고 싶은 것이지만 오늘 성실히 십자가를 진 사람만이 내일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오늘이 마지막인 듯 사는 사람에게는 어떤 두려움도 있을 수 없습니다. 은총의 사순절입니다.  오늘이 마지막인 듯 그렇게 이 사순절의 하루 하루를 보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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